'아티스트', 대사 한 마디 없어도 재밌을 수 있구나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2.02.24 17: 41

[OSEN=김경주 인턴기자] 영화 속에 대사가 나오지 않는다? 그런 영화가 과연 재밌을까. 답은 '그렇다'이다.
각종 시상식을 석권하며 2012년 최고의 화제작으로 떠오른 영화 '아티스트'가 드디어 지난 16일 국내 관객들을 찾아왔다. 하지만 화제가 된 만큼 아직까진 별다른 흥행 성적을 얻고 있진 못하다.
이는 아마 '흑백 무성영화'에 대한 선입견 때문일 것. 1920년대 할리우드를 무대로 무성영화 최고의 스타 조지와 새로운 시대의 아이콘 페피의 사랑을 다룬 '아티스트'는 흑백 무성영화의 장르를 빌려 1920년대의 할리우드를 보여주고 있다.

20세기 최초의 흑백 무성영화라는 그 신선함에 개봉 전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지만 '소리 없는 영화는 지루할 것이다'라는 선입견 앞에 '아티스트'는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선입견은 깨라고 존재하는 법. 막상 극장을 찾아 '아티스트'를 관람하게 된다면 제대로 선입견이 깨지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시종일관 영화는 신나거나 잔잔하거나 혹은 비장한 음악들이 깔린 채 입만 벙긋거리는 배우들의 모습으로 진행이 된다. 가끔 극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도록 극 중 배우들의 대사를 자막으로 나타내주곤 한다. 전형적인 무성영화의 형식이다.
아마 무성영화를 많이 접해보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벙긋거리는 배우들의 모습에 당혹감을 느낄 수도 있다. 말하지 않는 배우들이 낯설기 때문. 그러나 점차 들리지 않는 대사보다는 배우들의 연기와 감정 표현에 몰입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관객은 배우들의 말에 신경쓸 필요가 없기 때문에 오히려 배우들의 연기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자신의 영화를 보고 기뻐하는 관객들 앞에서 행복해하는 조지의 모습은 관객들의 미소를 자아내고 유성영화의 등장으로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진 조지의 모습에 관객들은 눈시울을 붉힌다.
100분이라는 무성영화치곤 긴 시간동안 관객들은 극 흐름에 점차 몰입하게 되고 모든 것이 다 끝난 후 극장을 나설 땐 무성영화의 재미에 푹 빠지게 될 것이다.
또한 영화 속 감초로 등장하는 조지의 친구이자 애완견 어기의 귀여운(?) 열연도 영화를 감상하는데 있어서 또 하나의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영화는 대사가 없어도 재밌을 수 있다. 이를 입증한 것이 '아티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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