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호도 2번타자로 나설 수 있다".
선동렬 KIA 감독의 2번타자 찾기가 한창 진행중이다. 화끈한 공격야구를 표방하고 있는 선 감독은 오키나와 캠프에서 파격적인 2번타자 후보를 밝혔다. 신종길, 안치홍 뿐만 아니라 이범호까지 2번으로 기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선 감독은 "야수진은 어느 정도 밑그림이 나왔다. 이제는 한 두명이 다쳐도 큰 문제가 없을 정도가 됐다. 다만 2번타자를 놓고 테스트를 계속 해봐야 한다. 우선 신종길을 기용하고 다음에는 안치홍을 테스트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범호도 2번으로 점검할 것이다"고 말했다

선 감독에게 2번타자는 화끈한 공격야구의 상징이다. 기존의 톱타자와 중심타선을 연결하는 고리가 아닌 스스로 해결사로 나설 수 있는 강한 2번을 내세우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지키는 마운드를 운용하겠지만 삼성 시절과 달리 KIA 특색에 맞는 강력한 공격야구를 펼치겠다는 시나리오의 중심축이다.
애당초 유력한 후보는 신종길과 안치홍이었다. 그런데 이범호 2번타자론까지 등장했다. 물론 4번타자로 가능한 이범호를 2번으로 내세운다는 시나리오는 확정된 것은 아니다. 단순히 실험하는 수준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만큼 타선에 강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같은 구상은 중심타선의 구성과도 관련이 있다. 올해 KIA의 클린업트리오는 안치홍 이범호 나지완 김상현으로 구성될 예정이었다. 전지훈련을 통해 나지완이 주축 중심타자로 성장했고 김상현은 재기의 홈런포를 날리고 있다. 해결사 이범호까지 묶는 중심타선을 생각했다. 그런데 훈련불참 소동으로 인해 2군에서 유배중인 최희섭이 맹렬한 훈련을 통해 가세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희섭이 돌아온다면 중심타자 구도가 완전히 달라진다. 선 감독은 이들 중에 이범호를 2번으로 전진 배치할 수도 있다는 시나리오를 갖고 있는 듯 하다. 이범호는 장타력 뿐만 아니라 단타를 만들 수 있는 정교함까지 갖추고 있다. 작년 입단해 3번타자 해결사로 맹활약했다. 과연 번트 없이 이른바 닥치고 공격하는 '닥공 2번타자'가 탄생할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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