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엔 받았어요".
KIA의 좌완 선발투수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박경태(25)의 기분이 오키나와 하늘을 날고 있다. 박경태는 지난 22일 주니치 1군과의 연습경기에서 4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좌완투수들 부재에 시름이 깊었던 선동렬 감독이 경기후에 얼굴이 환해질 정도로 호투였다.
원래 좌완 불펜으로 나섰지만 믿음을 주지 못했다. 그저 왼손투수라는 품귀 현상 때문에 그를 찾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선동렬 감독을 만나면서 강력한 5선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과감한 승부와 칠테면 쳐보라는 공격투구로 상대를 제압하는 강한 좌완으로 거듭나고 있다.

완전히 예전의 박경태가 아니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140km가 넘는 직구를 비롯해 포크볼, 커브, 투심까지 자유자재로 던지고 있다. 제구력과 변화구도 안정되면서 좌완 선발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물론 계속된 실전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지만 현재까지는 성공적인 캠프를 보내고 있다.
그는 달라진 이유를 마음에서 찾았다. 박경태는 "요즘은 기분이 너무 좋다. 지난 22일 경기를 마치고 감독님이 잘했다고 하시면서 2만 엔을 주셨다. 못하면 별말씀 안하시고 잘하면 칭찬을 많이 해주시니까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 정말 편안하게 마운드에서 볼을 던지도록 해주신다"고 말했다.
아울러 "투구폼은 조금 바꾸었다. 몸이 벌어지는 약점을 지적하셨고 고치는데 주력했다. 마음이 편해지고 자신감이 생기니까 자신감도 생기고 제구력이 좋아진다. (포크볼, 투심, 체인지업 등)변화구도 모두 마음먹은대로 들어가고 있다. 현재 140km 정도인데 시즌이 시작되면 스피드도 좋아질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경태의 희망은 선발투수로 10승 이상을 따내는 것. 가능성을 갖추고 성실한 선수들은 전폭적으로 밀어주는 선 감독의 스타일과 부상만 없다면 기회는 충분히 보장받을 것으로 보인다. 입단 6년차를 맞아 야구인생에서 최고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변수는 있다. 좌완 심동섭이 어깨통증으로 잠정 휴업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심동섭이 돌아오지 못한다면 박경태가 불펜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박경태도 "동섭이가 안되면 내가 불펜으로 갈 수 밖에 없어요. 아무튼 열심히 할겁니다"라고 크게 개의치 않는 통큰 모습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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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SK와의 연습경기에 앞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박경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