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쇼트트랙, 세계선수권서 정상 확인 나선다
OSEN 조남제 기자
발행 2012.02.25 08: 32

[OSEN=김희선 인턴기자]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이 세계선수권대회서 정상 확인에 나선다.
한국 쇼트트랙은 항상 세계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금메달을 따야 본전'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모두가 너무나 당연하게 금메달을 기대하는 종목이 바로 쇼트트랙이다.
쇼트트랙이 정식종목으로 처음 채택된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에서 김기훈이 남자 1000m와 5000m 계주서 사상 첫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따내며 2관왕에 오른 이래 한국은 줄곧 쇼트트랙 세계 최강국의 위치를 유지해왔다.

이러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쇼트트랙 최강국이라는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무엇보다 스스로에 대한 도전을 이어나가기 위해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이 다시 한 번 정상에 도전한다.
 
◆ 목표는 오직 우승뿐
쇼트트랙 대표팀은 오는 3월 5일 세계선수권대회 제패를 위해 중국 상하이로 출국한다. 3월 9일부터 11일까지 중국 상하이 오리엔탈 스포츠 맨션서 열리는 '201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기 위해서다.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둔 쇼트트랙 대표팀의 목표는 오직 우승뿐이다. 박세우 대표팀 감독은 "대표팀에 우승 그 이상의 목표는 없다"고 단언했다.
이를 위해 대표팀은 2011-2012 국제빙상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6차대회를 마치고 지난 15일 귀국한 뒤  곧바로 세계선수권대회을 위한 담금질에 들어갔다.
대표팀은 지난해 10월부터 미국(솔트레이크시티)-캐나다(사게네강)-일본(나고야)-중국(상하이)-러시아(모스크바)-네덜란드(도르드레흐트)를 오가며 빽빽한 쇼트트랙 월드컵 일정을 소화했다. 시차 적응은 물론 감기로 고생하는 선수들도 있어 귀국 직후에는 가벼운 훈련으로 몸상태를 회복하는 데 중점을 뒀다.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본격적으로 강도 높은 훈련에 들어간 대표팀은 출국 전까지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 남자 대표팀, 라이벌은 우리 자신
이번 대회에서 가장 주목받는 스타는 단연 노진규(20, 한체대)다. 올 시즌 쇼트트랙 월드컵 1500m에서 6회 연속 우승을 기록하며 대회 7관왕에 오른 노진규는 '차세대 황제'라는 별명이 아깝지 않다.
노진규는 특히 지난해 영국 셰필드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서 자신의 주종목인 남자 1500m는 물론 1000m와 3000m서도 금메달을 따내며 개인 종합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현재 세계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노진규가 과연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서 2연패에 성공할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하지만 노진규의 독주를 장담할 수 없다. 노진규의 경쟁자는 대표팀 내부에 있다. 바로 제 컨디션을 되찾은 곽윤기(23, 연세대)다.
2010 세계선수권대회서 1500m와 5000m 계주 금메달, 1000m, 슈퍼파이널 3000m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메달 잔치를 벌였던 곽윤기는 이번 쇼트트랙 월드컵에서도 1차, 3~5차 대회에서 1000m 금메달을 따내며 노진규의 독식을 가로막을 라이벌로 여겨지고 있다.
박세우 감독 역시 노진규의 가능성을 높이 치면서도 "곽윤기 역시 좋은 선수이기 때문에 장담할 수 없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리나라 선수들끼리 메달을 다투게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부상에서 회복한 이정수(23, 단국대) 역시 메달 사냥에 동참할 예정이다. 쇼트트랙 월드컵 6차대회 5000m 남자계주에서 넘어지며 아쉽게 금메달을 놓쳤던 이정수는 세계선수권대회 계주서 설욕의 기회를 노린다. 몸상태가 많이 좋아진 이정수는 이번 대회서는 계주에만 출전한다.
◆ 여자 대표팀, 명예 회복을 위한 절차탁마
"계속 좋아지고 있다. 꾸준히 잘 타주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조해리와 이은별을 주축으로 한 여자 대표팀은 이번 시즌 쇼트트랙 월드컵에서 남자 대표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주축을 이루는 조해리(26, 고양시청)와 이은별(21, 고려대)이 분발, 1500m에서 각각 금메달 2개와 1개를 획득했지만 그것으로 끝이었다.
여자 대표팀이 이번 월드컵시리즈서 따낸 금메달은 모두 3개. 금메달 8개를 획득, 1위에 오른 중국은 물론 이탈리아와 미국, 캐나다에도 뒤지는 수치다. 밴쿠버 올림픽 때부터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여자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통해 우려를 불식시키고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을 위한 본격적인 대비에 들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
여자 대표팀은 밴쿠버 동계올림픽서 16년 만에 '노골드' 수모를 겪은 데 이어 지속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항간에서는 세대교체가 실패했다거나 좋은 기량을 갖춘 유망주가 없다고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세우 감독은 여자 대표팀에 대한 굳은 신뢰를 보였다.
"조해리, 이은별과 같은 고참 선수들을 중심으로 훈련을 잘 해주고 있다. 월드컵시리즈에서 겨뤘던 상대와 다시 한 번 만나는 것이기 때문에 이번에는 반드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박세우 감독의 말처럼 이번 대회 여자 대표팀이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릴 수 있을지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박세우 감독은 "금메달을 따야 한다는 압박에 대한 부담조차 버린 지 오래"라고 답했다. 쇼트트랙 세계 최강국이라는 자부심 속에서 국민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아온 쇼트트랙 대표팀은 오히려 그런 부담감을 우승에 대한 원동력으로 바꾼 것처럼 보인다.
모두가 믿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는 각오로, 우승 그 이상의 목표는 없다는 쇼트트랙 대표팀의 금빛 질주가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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