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메이저리거다. 컨디션만 안정된다면 우타자는 (김병현을) 정말 공략하기 힘들 것이다".
넥센 히어로즈 투수 김병현(33)이 첫 공개 불펜피칭부터 뭔가 다른 메이저리거의 한 수를 보여줬다.
김병현은 25일 일본 가고시마 이주인 구장에서 가진 롯데 자이언츠와의 연습경기에 앞서 불펜 피칭을 가졌다. 지난달 넥센과 깜짝 입단계약을 체결한 뒤 애리조나 서프라이즈 캠프에 뒤늦게 합류했던 김병현은 천천히 감각을 끌어 올렸다. 애리조나에서 김병현은 체력 훈련과 롱 토스, 숏 토스, 하프 피칭 등 기본적인 훈련만 실시하고 본격적인 불펜 피칭을 하진 않았었다.

지난 21일 넥센에서 첫 불펜 피칭을 했던 김병현은 이날 취재진이 보는 가운데 처음으로 50개의 불펜 피칭을 가졌다. 김병현의 불펜 피칭을 지켜보던 야구 관계자는 "역시 메이저리거다. 공의 궤적 자체가 보통의 언더핸드 투수들과 다르기에 타자들은 타이밍 맞추기가 어려울 것 같다. 또한 볼을 쉽게 던진다는 느낌인데 공의 움직임이 살아있다. 부상만 없고 컨디션 유지만 된다면 올 시즌 활약이 기대된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넥센은 작년 한 해를 쉬었던 김병현의 몸 상태를 면밀히 점검하며 결코 무리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김병현 역시 "부상 당하지 않고 욕심 내지 않고 한 시즌을 치르는 게 목표"라고 밝힐 만큼 천천히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날 불펜 피칭을 지켜본 넥센 정민태 투수코치는 "병현이는 절대 무리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를 하고 있다. 오늘도 가진 힘의 60~70% 정도로 가볍게 던졌다"면서 "제구가 정확했고 싱커가 괜찮았다. 일단 본인도 괜찮아 하는 것 같더라"며 만족한 표정이었다.
넥센 김시진 감독도 김병현에 대해서는 걱정 없다는 반응이다. 그는 웃으며 "김병현 선수는 끝까지 숨기려 했는데 이제 공개가 됐다"고 말하고는 "몸 상태도 전혀 이상이 없다는 보고를 받고 있다. 공도 좋고 경력도 있는 투수니 기대가 된다"고 밝혔다.
다만 김병현의 첫 실전 등판은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김 감독은 "이제 가볍게 불펜 피칭을 시작한 단계다. 아직 타자를 세워놓고 하는 시뮬레이션과 라이브 피칭 등 여러 단계가 남아 있다"면서 "본인이 조급한 마음에 무리하지 않는 게 최우선이다. 아마 5월 중순 쯤 돼야 실전 마운드에 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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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