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자 회의에서 논의했으면 좋겠다".
2013년 제 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의 지휘봉은 누가 잡을 것인가. 현행제도는 전년도 한국시리즈 우승팀 감독이 주인공이 된다 그렇다면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쁨을 누리는 감독이 내년 WBC 대표팀을 지휘한다.
이와관련해 '디펜딩 챔프' 류중일 삼성 감독은 현역 감독의 지휘봉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26일 오키나와 아카마 훈련캠프에서 만난 류 감독은 사견임을 전제로 "현역 감독이 대표팀을 맡기는 무리가 아닌가 싶다. 각 프로구단이 시기적으로 가장 중요한 2~3월에 대회를 열기 때문이다. 올해 감독자 회의에서 이 문제를 다시 한번 논의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견해를 밝혔다.

아울러 류 감독은 "캠프지에서 감독의 유무는 집에 아버지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와 같다. 아버지가 집을 비우면 아이들이 편안해진다. 비슷하게 감독이 없으면 선수들 뿐만 아니라 코치들도 풀어질 수 있다. 내가 코치시절에도 선동렬 감독님이 없다가도 뒤에서 보고 있으면 노크를 더욱 세게 친다. 집중력이 커진다. 이런 차이가 클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인근 킨 구장에서 훈련을 펼치던 선동렬 KIA 감독도 부분적으로 수긍했다. 선 감독은 "아무래도 전지훈련이 가장 중요한데 그 시기에 감독이 빠지면 팀 전력을 구성하기 힘들다"고 머리를 끄덕였다. 다만 선 감독은 "현역 감독이 지휘봉을 맡았던 이유는 선수단 지휘 문제 뿐만 아니라 선수 차출에도 이유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9년 2회 WBC 감독 선임과정에서 현역 감독들 모두 지휘봉은 물론 코치 참여도 꺼렸다. 결국 김인식 한화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대신 KBO는 전년도 한국시리즈 우승팀 감독이 자동으로 국제대회 지휘봉을 맡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지휘봉은 2009 우승을 이끈 조범현 당시 KIA 감독이 맡아 금메달을 따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