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뽑은 것 같다".
선동렬 KIA 감독이 새로 영입한 외국인 투수 홀라시오 라미레스(33)에 대해 후한 평가를 내렸다. 라미레스는 26일 입단 이후 오키나와 숙소 인근에 임시로 마련한 투구 연습장에서 포수를 앉혀놓고 처음으로 볼을 뿌렸다. 30개의 볼을 가볍게 던지면서 어깨를 점검하는 수준이었다.
유심히 라미레스의 투구를 지켜본 선 감독은 "메이저리그에서 40승을 올린 투수답다. 물론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던지는 모습을 보니 잘 뽑은 것 같다. 특히 크로스폼으로 던지면서도 팔이 내려오지 않고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왼손 타자들이 공략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선 감독은 구체적으로 "이런 투구폼과 팔의 각도로 던지면 왼손 타자들에게는 마치 자기의 몸쪽으로 볼이 들어오는 착시 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 실제로는 바깥쪽으로 공이 들어가 공략이 어렵다. 팔의 각도(어깨와 팔꿈치 90도)가 바뀌지 않아 떨어지는 변화구도 힘이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현재 라미레스의 몸상태는 60% 정도. 지난 25일 오키나와 훈련에 합류해 캐치볼을 두 번 정도 했다. 때문에 실전 투입은 시간이 필요하다. 선 감독은 "3월9일이 마지막 연습경기를 갖는다. 그때 1~2이닝 정도 던지게 할 것이다. 본격적인 실전투입은 귀국한 이후 시범경기가 될 것이다"고 밝혔다.
선 감독은 유난히 용병투수와 인연이 없었다. 선 감독은 "삼성 시절 6년 동안 10승 이상을 올린 외국인 투수는 3명 정도였다. 나머지는 모두 중도 퇴출되거나 부진했다. 그러나 KIA가 용병을 잘 뽑기 때문에 기대하고 있다. 이번에야 말로 외국인 복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라미레스는 앤서니 르루와 함께 선발진에 포진한다. 외국인 투수들에 의해 팀 성적도 달라지기 때문에 두 투수가 마운드의 키를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단 첫 피칭에서 선 감독의 마음을 잡은 라미레스가 시즌에서도 메이저리그 40승의 위용을 드러낼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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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미레스(왼쪽)가 지난 26일 숙소인 오키나와 가리유시 리조트 인근에 임시로 마련한 투구연습장에서 투구를 마치고 앤서니 르루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