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4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크게 작품과 기술 두 분야에 나눠 고른 수상이 이뤄졌으며, 이변과 파격이 공존한 모습이었다.
27일 오전 10시(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코닥극장에서 열린 제 84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노른자상은 미셸 하자나비시우스 감독의 '아티스트'가 가져갔다. '아티스트'는 작품상 외에도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 주요 부문 상과 음악상, 의상상 등을 차지해 5관왕에 올랐다.
시상식에 앞서 작품상은 '아티스트'와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휴고'가 유력한 후보로 꼽혔다. '휴고'와 '아티스트'가 각각 11개와 10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돼 치열한 경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던 것.

그런만큼 작품상이 '아티스트'에게 돌아간 것은 이변없는 결과였지만, 감독상과 남우주연상까지 주요상을 휩쓴 것은 그간 자국의 영화와 역사에 집중했던 미국 아카데미로서는 나름 파격적인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아카데미가 '아티스트'에 주요부문의 상을 몰아주며 '작품' 자체에 집중한 것과는 반대로 기술 분야에서는 '휴고'의 압승이었다.
'휴고'는 이날 시상식에서 시각효과상 외에도 촬영상, 미술상, 음향상, 음향편집상 등 기술상 부문의 상을 싹쓸이했다. 비록 주요부문상은 '아티스트'에게 밀렸지만, 기술 분야에서는 다른 쟁쟁한 블록버스터들을 제치고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시상식의 '꽃'인 남녀주연상은 이변 없는 수상과 파격 선택이 공존했다.
'아티스트'의 장 뒤자르댕은 유력한 수상자로 꼽힌 조지 클루니와 브래드 피트, 게리 올드만 등을 제치고 남우주연상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조지 클루니가 지난 1월 15일에 개최된 아카데미의 전초전 제 6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남우 주연상을 차지해 클루니의 수상이 유력하게 점쳐졌지만, 아카데미는 21세기에 등장한 아날로그, 장 뒤자르댕의 손을 들어줬다.
여우주연상의 메릴 스트립은 이변 없는 승자였다. '마릴린 먼로와 함께한 일주일'의 미쉘 윌리엄스도 유력한 후보 중 한 명이었지만 메릴 스트립의 관록에 무릎을 꿇어야했다. '밀레니엄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의 루니 마라, '앨버트 놉스'의 글렌 클로즈, '철의 여인'의 메릴 스트립, '헬프'의 비올라 데이비스 등이 후보에 올라 경합했다.
3D 영화시대에 무성영화를 표방한 영화가 아카데미의 최종 승자가 됐다는 것은 일면 진기한 일이다. 고전에 대한 향수이자 영화에 대한 헌사인 것 외에도 가장 배타적인 영화 시상식 중 하나로 손꼽히는 아카데미의 변화된 모습이라고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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