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아이돌그룹들의 지방 투어 공연이 사라졌다.
전세계적인 K-POP 붐에 따라 아이돌 그룹들이 남미, 유럽 등을 포함하는 월드투어 시대에 돌입했지만, 정작 가까운 지방은 찾지 못하고 있다. 지방의 열악한 환경에 바쁜 스케줄이 겹치면서 인기 아이돌 그룹의 전국투어가 사라진 지 벌써 3년여가 됐다.
가장 최근의 대규모 전국투어는 2008년 빅뱅이 서울, 부산, 광주, 원주, 대구를 돌며 5개 도시 투어를 개최한 것. 이후 2010년 2PM의 부산 공연, 2011년에는 JYJ의 부산, 광주 공연이 이뤄진바 있으나, 본격적인 전국 투어는 아니었다.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도 최근 지방 콘서트를 개최한 바 없으며, 비스트와 2NE1, 카라, 인피니트도 서울 단독 콘서트만 치러냈다.
이같이 지방 공연이 위축되고 있는 것은 '지방 팬이 서울 콘서트에 올 수 있다'는 공식이 성립되기 때문. 지방 팬들은 서울 공연이 열릴 때마다 버스를 대절해 공연장을 찾아, 적지 않은 좌석을 메우고 있는 상태. 버스 대절비는 지방팬들이 직접 부담하지만 기획사에서 버스를 알아보거나 인원을 모으는 등의 서비스는 맡아주는 경우가 많다.
반면 아이돌 가수가 직접 지방 콘서트를 소화하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지방 투어를 시작할 경우, 지방 간의 형평성 때문에 여러 도시 공연을 소화해야 하고, 이는 곧 스케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한 아이돌 기획사의 관계자는 "지방 공연을 고려해봤지만, 아이돌 그룹 특유의 무대 연출을 소화할만한 공연장이 거의 없는 데다, 형평성 문제상 특정 도시만 갈 수는 없어 서울 공연에 집중하고 있다. 대신 공연 시간 등을 조율할 때 지방 팬들의 편의를 최대한 봐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획사의 관계자는 "밀려드는 스케줄을 소화하느라 전국 투어 일정을 짜는 게 힘든 상태다. 대신 팬사인회 등 다른 이벤트로 지방 팬과의 스킨십을 늘릴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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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과 비스트의 월드투어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