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왔을 때는 적응부터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이 많았어요. 그런데 다행히 선후배들이 친근하게 대해줘서 이 자리를 빌어 고맙다고 하고 싶습니다”.
지난해 11월 열린 ‘한국형 룰5 드래프트’인 2차 드래프트. 두산 베어스는 롯데 출신 우타 거포 오장훈(28)과 한화 출신 좌타자 김강(24. 상무). 그리고 SK 출신 우완 오성민(27)을 지명했다. 오장훈은 현재 일본 가고시마 전지훈련에 참가하고 있고 김강은 상무의 중국 전지훈련, 그리고 오성민은 국내에 남아 부산 전지훈련을 치르고 있다.
2005년 현대에 입단했으나 2007년 단 한 경기 등판 기록만을 남기고 군입대한 뒤 현대가 히어로즈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방출된 오성민은 지난해 테스트를 통해 SK에 입단했다. 지난해 2군 북부리그서 16경기 3승 3패 2홀드 평균자책점 5.00을 기록한 오성민은 후반기 1군 마운드에도 올라 3경기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확실한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으나 묵직한 볼 끝을 지녔음은 팀 내에서 인정받았다.

그러나 어린 투수가 아닌 만큼 2차 드래프트 전 40인 보호선수 명단에는 포함되지 못했다. 2군 성적이 좋은 편은 아니었으나 “140km대 중후반의 직구 볼 끝이 묵직하다”라는 타 팀과 2군 심판진의 평가가 있었고 두산이 그를 지목했다.
지난 22일 부산 동의대와의 연습경기서 선발로 등판했으나 2이닝 2피안타(탈삼진 4개) 2실점으로 아쉬움을 남겼던 오성민. 오랜만에 가진 실전 등판에 대해 오성민은 “5개월 만에 실전 등판에 나선 것 같다. 몸이 붕 뜬 느낌이었다”라고 밝혔다. 송재박 두산 2군 감독은 오성민과 관련한 질문에 “변화구는 조금 아쉽지만 직구 볼 끝이 좋아 내심 기대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아직은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점차 감각을 익히고자 합니다. 군대를 다녀와서 SK에서 1년 정도 적응하다가 다시 팀을 옮기려니 처음에는 부담이 많이 되었어요. 또 두산에서 절 믿고 선택했으니 잘 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커졌고요”.
선수 생활 동안 큰 두각은 나타내지 못했으나 심각한 부상으로 고생한 적은 없다는 것이 오성민의 장점이다. 그러나 잠재력을 현실화하지 못해 이전 소속팀 두 군데서 그를 보호하지 않았음은 명백한 사실. 그만큼 오성민은 스스로 잘해야 한다는 절박함을 느끼고 있었다.
“이제는 잘 해야지요. 우리 나이로 스물 여덟이니까요. 다행히 (이)혜천이 형을 비롯해 동료들이 다들 친근하게 대해주고 코칭스태프도 친근하게 다가와 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일단 다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성민에게 올 시즌 목표를 물어보았다. 2군이 익숙했던 선수로서 1군에서 입지를 만들고 싶은 것은 당연한 것. 그와 함께 오성민은 구체적인 이닝 수까지 언급하며 1군 무대에서 제 자리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일단 다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지요. 지난해 잠깐 1군에 올라왔을 때 너무 행복했거든요. 이번에는 1군에서도 3~40이닝 이상을 던져보고 싶습니다. 제게는 큰 욕심일 수도 있어요. 그래도 1군에 올라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면서 제 자리를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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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