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인 3인방, 그들이 원하는 별명은?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2.28 09: 47

"좋게 봐 주시니 감사할 뿐이죠"(김원중), "기본기가 제일 좋습니다"(신본기), "산체스만 아니면 됩니다"(김성호).
예능인만 캐릭터가 필요한 게 아니다. 프로야구의 인기가 높아지며 선수의 기량 뿐만 아니라 사소한 것에 대한 관심까지 커지고 있다. 여기에 선수들 본인도 미니홈피, 개인 SNS를 통해 자신만의 이미지를 구축하기도 한다. 야구선수의 인기를 측정하는 척도 가운데 하나가 바로 별명. 한화 이글스 김태균은 일본 진출 전 수많은 별명을 양산하며 '김별명'이라고 불리며 큰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보통 별명은 인기를 얻고 팬들에 이름을 알리면서 생긴다. 그렇기에 신인 선수들이 시즌 개막 전부터 별명을 갖게 되기는 쉽지 않고, 또한 별명을 알리는 것 또한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롯데 자이언츠의 신인 3인방, 나란히 롯데의 1,2,3라운드 지명자인 투수 김원중(19), 내야수 신본기(23), 투수 김성호(23)는 벌써부터 별명을 하나씩 갖고 있다.

광주동성고를 졸업한 김원중은 190cm의 큰 키에 체중 87kg으로 야구선수로서는 이상적인 체격을 갖추고 있다. 고등학교 3학년 때에는 팔꿈치 통증으로 인해 경기에 거의 나서지 못했지만 그의 잠재력을 높게 본 롯데 스카우트진은 김원중을 과감하게 지명했다. 사이판 스프링캠프에는 참가했지만 팔꿈치 통증이 다시 올라오며 가고시마 캠프에는 참가하지 못하고 국내에서 몸을 만들고 있다.
김원중의 별명은 바로 다르빗슈다. 지난해 8월 신인선수지명회의장에 나타난 김원중은 유독 눈에 띄었다. 큰 키에 훤칠한 외모는 마치 텍사스 레인저스에 입단한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를 연상케했다. 결국 그대로 김원중의 별명은 결정됐다. 김원중은 "좋게 봐 주시니 감사할 뿐"이라며 자신의 별명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단, 계속 다르빗슈라는 별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좋은 활약이 동반돼야 함은 물론이다.
내야수 신본기는 '기본기'라는 별명이 벌써부터 붙었다. 경남고-동아대를 나온 신본기는 대학교 때부터 별명이 '기본기'일 정도로 수비 기초가 탄탄하다고 인정 받았다. 덕분에 대학교 내내 국가대표로 출전하기도 했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신본기는 가장 뜨거운 선수 가운데 하나다. 내야 어느 포지션이든 신인답지 않게 능숙한 수비 실력을 뽐낸다. 코칭 스태프는 "말 그대로 기본기가 탄탄한 선수다. 내야에 구멍이 생기면 바로 그 자리를 꿰찰 능력도 있다"며 신본기의 기량을 칭찬했다.
신본기는 "기본기라는 별명이 가장 마음에 든다. 예전부터 들었던 별명이고 나를 채찍질하는 별명이라 생각한다"며 현재의 별명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원래 주 포지션은 유격수지만 신본기는 2루, 3루 등 모든 포지션의 수비 훈련을 받으며 주전 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동아대를 졸업하고 롯데에 입단한 김성호는 사이드암 투수다. 최고구속 145km에 다양한 변화구는 이미 프로급이라는 평가다. 양승호 감독 역시 "정대현의 초반 공백을 채워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김성호의 기량을 어느 정도는 인정했다. 사이드암 투수지만 몸을 한껏 앞으로 끌어 온 뒤 사이드암과 스리쿼터 중간에서 팔이 나오는 특이한 투구폼도 김성호의 무기다.
앞의 두 선수가 자신의 별명에 만족감을 드러냈지만 김성호는 조금 상황이 다르다. 팀 선배 손용석은 김성호가 멕시코인을 닮았다고 해서 '산체스'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이미 김성호는 이름보다 산체스로 더 많이 불리고 있다. 이용훈은 콧수염이 있어야 진정한 산체스라며 김성호로 하여금 수염을 기르도록 종용(?)하고 있다. 김성호가 마운드에서 호투라도 하면 롯데 덕아웃은 금세 '산체스'를 연호하는 소리로 가득찬다. 정작 본인은 "산체스만 아니면 된다"며 울상이지만 이미 굳어버린 별명은 어쩔 수 없다.
신인 선수가 그해 1군 무대에 등장만 하더라도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한다. 비록 김원중은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를 하며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신본기와 김성호는 1군 즉시전력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실력에 개성까지 갖춘 롯데의 2012년 신인 3인방의 활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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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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