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마인드와 훈련 태도로 호감을 사고 있는 새 외국인 마무리.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야구를 잘 하느냐다. 두산 베어스의 새 외국인 투수 스콧 프록터(35)의 첫 모의고사 결과가 궁금해진다.
두산은 28일 일본 퍼시픽리그팀 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와의 연습경기서 프록터를 출격시킬 예정이다. 선발을 홍상삼(22)으로 내정한 이 경기는 미국 애리조나 전지훈련서부터 김진욱 감독이 프록터의 첫 실전 등판으로 예고했던 경기다.
지난 1월 11일 두산의 새 외국인 마무리로 낙점된 프록터는 2006년 뉴욕 양키스 소속으로 83경기 102⅓이닝 6승 4패 1세이브 26홀드(아메리칸리그 3위) 평균자책점 3.52를 기록하는 등 양키스 불펜의 핵심 멤버로 활약했던 바 있다. 그러나 연투 후유증으로 인해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는 등 최근 몇 년 간은 아쉬웠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애틀랜타-양키스에서 39경기 2승 6패 평균자책점 7.14로 아쉬움을 비췄던 프록터는 이제 생애 처음 동양야구를 접한다. 그러나 현재 그의 팀 적응은 굉장히 순조롭다. 동료들과도 웃으며 대화하고 앞장서서 웨이트 트레이닝에 전념하는 그의 모습은 함께 외국인 선수 구도를 이루는 더스틴 니퍼트(31) 뿐만 아니라 다른 동료들에게도 귀감이 되고 있다. 일본 가고시마 2차 전지훈련에서도 프록터는 직원의 짐도 함께 들어줄 정도로 착한 마음씨를 보여주고 있다.
28일 소프트뱅크전은 아직까지 불펜 피칭 정도로만 감을 잡아 온 프록터가 생애 처음으로 아시아 선수들을 상대로 하는 경기다. 지난 24일 두산은 소프트뱅크와의 연습경기서 4-10으로 완패한 바 있다. 원래 2군과의 경기였으나 소프트뱅크가 상위타선에 1군 주전급 선수들을 배치하며 전력은 1.5군급 이상으로 맞붙었다.
일단 불펜피칭에서 프록터는 합격점을 받은 상태. 묵직한 직구를 타자 무릎선에 맞춰 제구했으며 슬라이더는 물론 싱커와 다른 변화구도 시험하며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분석에 강한 일본 타자들과 상대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실제로 프록터는 팔스윙 시 손을 어깨로 올렸다가 내리꽂는 스타일의 투구를 보여준다. 김 감독은 프록터 영입 전부터 그의 투구 영상을 보며 “구위나 경험은 분명 높이살 만 하지만 투구폼이 조금 마음에 걸린다. 자칫 구종을 노출해 던질 위험도 있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불펜피칭을 통해 “저 정도 각도라면 괜찮을 것 같다”라는 감독의 이야기가 있었으나 손이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타자에게 타이밍을 맞출 여지를 남겨준다는 것과 같다. 28일 소프트뱅크전서 프록터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난제 중 하나다.
이전까지 직구-슬라이더 패턴으로 구종이 단조롭다고 알려졌던 프록터에게 본격적인 불펜피칭을 치르기 전 그외의 구종에 대해 물어본 적이 있었다. 그러자 프록터는 대뜸 ‘직구-슬라이더 외 다른 공도 던질 수 있다'라며 단호하게 이야기했다. 직구-슬라이더 만이 아닌 다른 구종도 충분히 실전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경기 전 가장 좋은 구종 두 개를 선택해 공격적으로 던질 뿐이지 나는 직구-슬라이더 정도만 확실하게 던지는 투수가 아니다. 나머지 세 개의 구종도 마음먹은 대로 던질 수 있다고 자신한다. 싱커가 잘 떨어지는 날도 있고 어떤 날은 체인지업이 좋을 때도 있다. 경기 전 불펜피칭을 통해 여러 가지 구종을 시험하고 그 중에서 가장 좋은 구종을 채택해 던지는 것이 내 투구 패턴이다”. 자신의 변화구종이 단순한 ‘보여주기용’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시즌이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적응력에서는 만점에 가까운 평가를 받고 있는 프록터.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야구 실력이다. 뉴욕 양키스 시절 필승 셋업맨으로 활약한 이름값을 지닌 프록터가 생애 첫 동양야구 경험을 아름답게 장식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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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