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한 편씩 기대작 개봉..윈-윈이냐 나눠먹기냐'
초반 기세를 확실히 잡은 한국영화가 3월에도 그 열풍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오는 29일부터 무려 4편이 일주일 간격을 두고 줄줄이 개봉하는 것. 2월과 마찬가지로 통상 비수기로 치는 3월이지만 한국영화의 경쟁은 치열하다. 더욱이 4편 모두 장르적 특성이 다르고, 수준급 이상의 기대작들이라 더욱 그 결과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첫 번째 작품은 오는 29일 개봉하는 '러브픽션'이다. 하정우 공효진이 주연을 맡아 현실적이고도 냉정한 연애담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 리얼한 연애 이야기를 그린 포장(형식)은 귀엽고 독특하다.

영화는 완벽한 여인을 찾아 헤맨 나머지 31살 평생 제대로 된 연애 한번 해 보지 못한 소설가 구주월(하정우)이 본인 앞에 나타난 모든 게 완벽한 여인 희진(공효진)이 나타나면서 그녀를 자신의 여자로 만들기 위해 애쓰고 연인이 되고, 하지만 점차 거슬리는 점을 발견하고 사랑이 식어가는 모습을 담아냈다.
이미 시사회 후 공효진의 '겨털'(겨드랑이 털) 연기로 큰 화제를 모으며 호기심을 자아내고 있다. 공효진과 하정우, 그리고 '겨털'의 독특한 베드신이 관객들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심어줄 것으로 보인다.
오는 3월 8일에는 이선균, 김민희, 조성하 주연 '화차'가 극장가에 선보인다. 미야베미유키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 한 것으로 시사회 후 연일 김민희에 대한 이야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 만큼 영화 속에서 뿜어져나오는 존재감이 상당하다.
결혼 한 달 전, 부모님 댁에 내려가던 중 휴게소에 들른 문호(이선균)와 선영(김민희). 문호가 커피를 사러 갔다 온 사이 선영은 연기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녀를 찾기 위해 전직 강력계 형사인 사촌 형 종근에게 도움을 청한 문호. 하지만 가족도 친구도 없는 그녀의 모든 것이 가짜였다. 실종 당일, 은행잔고를 모두 인출하고 살던 집의 지문까지 지워버린 선영의 범상치 않은 행적은 충격적인 진실을 품고 있다. 보는 이를 숨막히게 만드는 김민희의 연기와 미스터리를 풀어나가는 추리의 재미가 쏠쏠한 작품이다.

3월 15일 극장에 등장하는 영화는 김소연, 주진모, 박희순 주연 '가비'다. 김탁환의 소설 '노서아가비'를 바탕으로 한 영화 '가비'는 2012년 포문을 여는 첫 사극영화로 미스터리, 스릴러, 로맨스, 액션, 등 다양한 장르들의 변주물로 풍성한 볼거리와 화려한 스케일을 자랑한다.
영화는 1896년, 고종(박희순)이 러시아 공사관으로 피신(아관파천)해 대한제국을 준비하던 혼돈의 시기를 배경으로, 러시아 대륙에서 커피와 금괴를 훔치다 러시아군에게 쫓기게 된 일리치(주진모)와 따냐(김소연)의 이야기를 그렸다. 고종의 곁에서 커피를 내리는 조선 최초의 바리스타가 된 따냐는 은밀한 고종암살작전에 휘말리게 된다. 영화 '체인지' 이후 15여년만에 스크린에 컴백한 김소연의 활약과 브라운관을 넘어 스크린에서도 이어지고 있는 사극 열풍을 이을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마지막으로 3월 22일 개봉하는 작품은 포스터만 봐도 가슴이 따뜻해지는 '건축학 개론'이다.
엄태웅, 한가인, 이제훈, 수지(미쓰에이)라는 요즘 '핫'한 인물들의 패키지 주연이 돋보이는 영화로 아련한 감성을 자극하는 로맨틱코미디를 원하는 관객들에게 어필할 것으로 보인다.
생기 넘치지만 숫기 없던 스무 살, 건축학과 승민(이제훈)은 '건축학개론' 수업에서 처음 만난 음대생 서연(수지)에게 반한다. 함께 숙제를 하게 되면서 차츰 마음을 열고 친해지지만, 아직 서툰 스무살이기에 두 사람은 멀어지고 만다. 이후 15년의 세월. 서른 다섯의 건축가가 된 승민(엄태웅) 앞에 15년 만에 서연(한가인)이 불쑥 나타난다.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승민에게 서연은 자신을 위한 집을 설계해달라고 한다. 어쩌면 사랑이었을지 모를 그때의 기억이 되살아나 두 사람 사이에 새로운 감정이 쌓이기 시작하게 된다.
따뜻한 봄날에 어울리는 아날로그 감성의 영화로 가슴 떨리는 '첫사랑'의 이야기가 포근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까? 수지는 첫사랑의 아이콘에 도전하고, 지난 해 각종 영화제 신인상을 휩쓴 스크린의 샛별 이제훈의 차기작이란 점에서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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