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바다 “라이브에 강한 ‘한국의 비틀즈’ 될 것”[인터뷰]
OSEN 황미현 기자
발행 2012.02.29 08: 55

바다를 닮은 밴드 안녕바다가 1년 3개월의 준비 끝에 2차 항해를 위한 돛을 내렸다.
보컬과 기타의 나무, 베이스의 명제, 드럼에 준혁, 프로그래밍과 키보드에 대현 등 4인조로 이뤄진 안녕바다는 지난 2009년 EP앨범 ‘Boy's Universe’로 데뷔한 실력파 밴드. 안녕바다는 28일, 총 12곡이 수록된 2집 정규 앨범 ‘핑크 레볼루션’으로 컴백했다.
음악에 대한 열정과 애정을 안녕바다만큼 뿜어내는 밴드가 또 있을까? 최근 만난 안녕바다는 멤버간 음악에 대한 열띤 토론을 하던 중 기자를 맞았다. 음악에 대한 진지함이 유난히 남달랐던 안녕바다는 “자식을 낳은 듯한 기분이 든다”며 이번 앨범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2010년에 첫 정규 앨범이 나온 이후 1년 반여 만에 2집 앨범이 나오게 됐어요. 오랫동안 작업한 만큼 감회가 남달라요. 마치 둘째 자녀를 본 듯한 느낌이랄까요? 매 앨범에 많은 정성을 쏟기 때문에 애착이 큰 것 같아요.”(준혁)
이번 안녕바다의 타이틀 곡 ‘악마’는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의 삶을 뒤흔들었다는 역설적인 의미를 담고 있어 눈길을 끈다.
“너무 사랑하면 삶이 다 뒤흔들리잖아요. 직설적이면서도 역설적으로 그 마음을 표현했어요. 원래 우리 안녕바다를 좋아했던 분이라면 이번 곡에서 변화를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원초적인 느낌으로 록밴드에 가까워진 것 같아요. 매 앨범을 통해 우리의 새로운 매력을 선보이고 싶어요. ”(대현)
안녕바다의 이번 앨범은 발매 직후 한 포털사이트에서 뮤직비디오 베스트 영상에 올랐으며 음반 판매 상위권을 기록하는 등 좋은 성적을 거뒀다. 앨범 판매처에서 “진열된 모든 앨범이 판매됐다”는 소식도 접했다는 안녕바다는 기분 좋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일단 우리는 아이돌처럼 앨범을 자주 내는 편이 아니잖아요. 그 만큼 앨범 하나에 쏟는 정성이 매우 커요. 그런데도 우리를 기다려주고 앨범을 사주시는 팬들이 있어 정말 기분이 좋죠. 오늘도 이곳에 오기전에 앨범매장에 들렸는데 진열된 우리 앨범이 없는 거예요. 알고보니 다 팔렸다고 하더라고요. 정말 기뻤어요(웃음).”(나무)
안녕바다는 ‘진짜 음악’을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직접 작사 작곡을 하는 안녕바다는 이날 역시 CD를 한 가득 사들고 등장했다.
“다른 뮤지션들의 음악도 많이 들어봐요. 이것들은 오는 길에 앨범 매장에 들려서 사온 것인데요. 사운드나 표현 기법 등을 들어보기 위해 사왔어요. 제가 요즘 또 빠져있는 것이 있는데 바로 LP에요. 여기에는 딱 한 곡만이 들어있잖아요. 한 곡을 위해 LP판을 잘 다뤄야해 조금은 귀찮지만 현대 음악과는 다른 따뜻한 감성이 녹아있어요. 한 곡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기도 하고요.” (나무)
“저희 모두 오랫동안 음악을 했어요. 학창시절 하드코어음악을 했었거든요. 다들 육중한 음악을 했다는 공통점이 있네요. 플럭서스에는 2008년 들어와서 함께 팀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각자 색깔도 다르고 스타일도 달라서 음악에 고스란히 다양성이 담겨요. 저희의 장점이죠. 만나면 어쩔 수 없이 음악 이야기를 하게 되요. 음악이 우리의 직업이고 공통 관심사니까 자연히 그렇게 돼요. 조금을 서글프네요. 하하”(명제)
 
안녕바다는 CDP를 사기 위해 먼 길까지 가야 했던 일화를 소개하며 점점 음반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사그라드는 것에 대해 솔직하고 진솔하게 털어놓았다. 음악에 대한 그들의 애정이 여실히 느껴졌다.
“LP에서 CD로 이제는 클릭 한 번으로 음악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됐잖아요. 조금은 서글퍼요. 음반은 계속해서 쏟아져 나오는데 제대로 들을 CDP를 파는 곳 마저 점점 사라지고 있으니까요. 그만큼 우리 음악 시장이 매우 소비적이 됐다는 거죠. 현 세대와 시스템을 탓하기 보다는 대중들이 좀 더 주체적으로 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CD로 진짜 음악을 접하다보면 뮤지션들도 거기에 맞춰 따라가게 되잖아요. 물론 뮤지션들 역시 대중이 사고 싶어하는 진짜 음악을 만들어야죠.”(나무)
“요즘 세대가 아이돌 중심인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이에요. 같은 음악을 하지만 현 세대에 따라 아이돌이기에 좀 더 앞에서 시작하는 점은 좀 안타깝죠. 편향돼 있으니까요. 좁은 공연장에서 관객과 소통하고 열광하는 것 또한 매우 즐거운 일이에요. 이번주에는 ‘뮤직뱅크’에 나가는데 우리 음악으로 대중들의 눈과 귀를 조금이나마 즐겁게 했으면 좋겠어요.”(명제)
 
안녕바다는 테이, 클래지콰이, W, 어반자카파 등 쟁쟁한 실력의 뮤지션들이 대거 소속된 플럭서스에 속해있다. 이들은 그들에게서 음악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 회사에 들어오고나서 우리가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쟁쟁한 선배들이 음악 작업을 하는 것을 보면 절로 탄성이 나와요. 때로 이 길이 맞는 건지 고민이 될때면 선배들이 조언을 해주시기도 하고요. 특히 W 선배님들이 많은 애정을 주세요. 우리에겐 은인 같은 분이죠. 우리 음악에 대한 냉철한 조언을 해주시거든요.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대현)
안녕바다는 인터뷰 내내 아이처럼 장난을 치다가도 음악 이야기가 나오면 진지한 표정으로 자신의 생각을 조리있게 말했다. 인간미 넘치는 이들의 음악은 영원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의 목표가 궁금했다.
“저희는 바다를 동경해요. 어떨 때는 잔잔하고 어떨 때는 폭풍우가 몰아치는 바다처럼 우리 음악도 변화무쌍 하길 바래요. 소망이 있다면 국내외 모든 페스티벌에서 섭외 1순위가 되는 거예요. 가수는 무대 위에서 제일 빛나야 하잖아요. 그러기 위해 올 해 많은 라이브 무대에서 우리 색을 표현할 거예요. 라이브에 강한 밴드, 한국의 비틀즈가 되고 싶어요.”(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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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럭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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