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27, 아스날)의 쿠웨이트전 선발 출전이 예고됐다.
최강희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9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서 쿠웨이트와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최종전을 갖는다. 현재 한국은 3승 1무 1패 승점 10으로 조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이날 경기서 쿠웨이트(승점 8)에 패할 경우 조 2위까지 나가는 최종예선 진출에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반면 무승부 이상만 기록해도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짓는다.
지난 25일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서 첫 선을 보인 최강희호는 후반전에는 흔들렸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전반전에는 한 수 위의 기량을 선보이며 2-0으로 쉽게 리드했다. 이 때문에 우즈베키스탄전 전반전 멤버가 그대로 쿠웨이트전에 나서지 않겠냐는 예상이 나왔다.

하지만 지난 28일 파주 NFC서 막바지 훈련을 소화한 대표팀은 예상과 달리 박주영을 최전방 원톱 이동국과 손발을 맞추게끔 했다. 15분만 공개된 이 훈련에서 최강희 감독은 이동국을 원톱으로 기용했고, 박주영을 섀도 스트라이커로 위치시켜 2선에서 침투시키는 모습을 보였다. 박주영의 가세로 우즈베키스탄전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던 김두현은 밑선으로 내려와 김상식과 호흡을 맞췄다.
쿠웨이트전에 선발 출전을 준비하는 박주영은 의외였다. 박주영은 최근 소속팀 아스날의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실전 감각이 메말랐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 박주영이 최근 투입된 경기는 지난달 23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으로 6분 여밖에 못 뛰었다.
최근 2군 경기에 나섰다고는 하지만 실전 감각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 중론이다. 게다가 장시간의 비행을 통해 27일 오후에서야 입국했다. 입국 당일 박주영은 말도 하기 힘들 정도로 몸이 피곤하다고 대표팀을 통해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만큼 박주영을 선발로 출전시키는 것은 예상밖이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교체카드보다는 선발 투입이 나을 수 있다. 만약 박주영이 경기 중반 교체로 투입된다면 한국의 공격이 풀리지 않거나, 혹은 지고 있을 경우다. 반드시 득점이 필요한 상황일 것이 틀림없다. 그런데 교체 투입된 박주영의 몸 상태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준이라면 말 그대로 최악의 상황이 된다.
하지만 박주영을 선발로 기용했을 경우, 박주영의 몸 상태가 경기에 뛸 만한 상태가 아니라는 판단이 들 경우 즉시 교체시켜 원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경기를 이끌어 갈 수 있다. 중반에 들어가 기대에 못미쳐 승부를 반전시킬 교체카드를 잃느니, 선발로 출전시킨 이후 승부를 뒤집을 카드를 새롭게 꺼내겠다는 것.
또한 박주영의 자신감 회복이다. 박주영은 소속팀 아스날에서 예상보다 적은 출전 기회로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정신적인 대미지가 클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에서 대표팀 경기에도 투입되지 못한다면 박주영으로서는 더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최강희 감독은 전북 현대 재임 시절 '재활공장장'이라는 애칭이 생길 정도로 선수의 기량을 예전처럼 끌어 올리는 데 탁월한 능력이 있었다. 최강희 감독으로서는 박주영에 대한 믿음을 보여 그의 능력을 예전의 것으로 끌어 올리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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