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통했다.
한화와 KIA는 29일 일본 오키나와 긴 베이스볼 스타디움에서 연습경기를 갖는다. 당초 예정에 없던 연습경기. 하지만 한화 한대화(52) 감독과 KIA 선동렬(49) 감독은 전화통화를 통해 없던 일정도 만들었다. 호형호제하는 사이답게 필요한 순간 우정이 발휘된 것이다.
한화는 26일 삼성과 연습경기가 우천 취소됐고, 27일 LG와의 연습경기도 선수단 이동 관계로 취소됐다. 설상가상으로 28일 SK와 연습경기마저 비 때문에 할 수 없게 됐다. 3일 연속 경기가 취소되며 한창 실전 감각을 끌어올려야 할 시점에 맥이 풀렸다.

고심하고 있던 한 감독에게 때마침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선동렬 감독이었다. 선 감독의 KIA도 이날 주니치와 연습경기가 예정돼 있었는데 비 때문에 경기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자연스럽게 29일 연습경기를 갖기로 합의했다.
KIA는 주니치와 정상적으로 이날 연습경기를 치렀지만 한화와 29일 경기를 무르지 않았다. 연습경기 4연승으로 팀 분위기가 좋고, 선수들의 실전 감각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 한화는 가라앉은 분위기 반전과 실전감각 회복을 위해 연습경기가 필요했다.
두 감독은 휴식일도 바꿨다. 한화는 휴식일을 하루 앞당겨 28일날 쉬었고 KIA는 반대로 휴식일을 하루 미뤄 3월1일날 쉬기로 했다. 덕분에 한화는 박찬호-류현진 동시 출격 카드를 다시금 꺼내들 수 있게 됐고, KIA도 휴식이 길어질 수 있었던 외국인 투수 앤서니 르루를 6일 만에 등판시킬 수 있게 됐다.
한 감독과 선 감독은 1982년 세계야구선수권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해태 시절에는 한국시리즈 우승 6회를 합작한 환상의 콤비였다. 선 감독이 에이스로 마운드를 지켰고, 한 감독이 해결사로 타선을 이끌었다. 2004~2009년에는 삼성에서 지도자로도 호흡을 맞췄다. 누구보다 서로의 마음을 잘 안다. 이날 연습경기가 잡힌 것도 호형호제하는 두 사람의 마음과 우정이 통한 덕분이었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던 오키나와에도 29일에는 햇볕이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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