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이 날 '슈가'라 불러 줬으면 좋겠다".
좌완 외국인투수 쉐인 유먼(33)은 롯데 선수단에서 벌써부터 분위기 메이커다. 선수들과 스스럼없이 웃고 지내며 항상 유쾌한 표정과 미소로 사람들을 대한다. 롯데 선수들 가운데 친화력이 특히 좋은 이명우는 벌써 유먼과 상당히 많이 친해졌다. 이명우가 "한국과자 안 줄거야"라고 말하자 유먼은 금세 울상을 지으며 "어떻게 하면 줄 거냐"라고 농담을 주고받을 정도다.
친화력을 갖춘 유먼에 대해 코칭스태프는 만족과 동시에 기대섞인 우려를 나타낸다. 무엇보다 한국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적응력이 필수다. 또한 유먼은 지난해 15승을 거뒀던 좌완 에이스 장원준의 공백을 메워줄 것을 기대하고 영입한 선수다. 양승호 감독은 "유먼이 10승만 해 주면 투수진 운용에 숨통이 트인다"고 여러 차례 이야기했다.

유먼은 24일 일본 가고시마 가모이케 구장에서 첫 라이브피칭을 소화했다. 아직 전력을 다 하지는 않은 가운데 타자들이 타석에 들어간 뒤 피칭을 했다. 주형광 코치는 "70% 정도 던지는 것 같다. 힘으로 누르는 스타일은 아니고 확실한 건 제구력이 좋다"고 평가했다. 피칭이 끝난 뒤 덕아웃에서 유먼을 만날 수 있었다.
- 롯데에 대한 인상이 어떤지.
정말 편하다. 서로 알아가는 중이다. 굉장히 오래 안 것처럼 선수들이 모두 잘 해준다. 첫 인상은 선수들이 다른 곳보다 열심히 운동을 한다는 것 이었다. 인상깊은 건 그 가운데 즐길 줄 안다는 것이다. 세계의 여러 팀을 다녀 봤지만 그런 걸 봤을 때 롯데는 강팀의 조건을 갖췄다고 생각한다.
- 라이브 피칭의 목적과 현재 몸 상태는?
현재 몸 상태는 70~80%정도다. (도미니카 윈터리그서)마지막으로 공을 던진 이후 거의 6주만에 타자를 앞에 두고 공을 던졌다. 목적은 스트라이크 존에 일관적으로 공을 던지는 것 이었다.
-주로 던지는 구종과 한국 타자를 어떻게 상대할지 생각 해 봤는가.
직구, 투심 패스트볼,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던진다. 아직 한국 타자들을 잘 모른다. 다만 전체적으로 정확한 타격을 한다고 들었다. 많이 상대를 하다보면 느낌이 올 것이다. 기본적으로 난 맞춰서 잡는 피칭을 하는데 그걸로 한국 타자들을 상대하겠다.
- 많은 팬들이 10승을 거둬주길 기대하고 있다. 팬들의 기대가 부담으로 다가오진 않는가.
진심으로 자랑스럽다. 팬들이 기대한다는 데 영광이다. 내 의무를 다 하는 게 목표다. 야구는 개인보다는 팀 스포츠다. 개인만 잘 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 최선을 다 하다보면 이길 확률이 올라간다. 그러다 보면 목표도 달성할 수 있지 않을까.
- 롯데 팬들은 열정적인 응원으로 유명하다. 들은 적이 있는가.
롯데 팬들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었다. 열정적인 관심에 감사하다. 도미니카에서도 야구를 했는데 거기도 (부산과 비슷하게) 열정적이었다. 올해 좋은 성적을 거둬서 팬들의 기대에 보답하고 싶다. 내가 열심히 야구를 한 건 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 올해 개인적인 목표는 있는지.
일단 신에게 감사하다. 첫 번째는 건강, 두 번째는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스트라이크 존 가운데 원하는 곳에 공을 계속 던지는 것이고 마지막으로 최대한 많이, 많이, 많이, 많이(실제로 many라는 말을 계속 반복했다) 승리를 따 내는 것이다.
- 별명을 얻었는가. 아니면 동료들이 불러줬으면 하는 별명이라도 있는가.
아직 선수단에서 별명을 얻은 건 없다. 다만 선수들이 날 '유'나 '슈가'라고 불러줬으면 좋겠다. 특히 '슈가'라고 불러주는 게 가장 좋다. 내가 좋아하는 권투선수인데 나와 이름이 같다.(쉐인 모슬리, WBC 슈퍼 웰터급 챔피언으로 이름 앞에 '슈가'라는 별명이 붙었다. 경기를 재미있게 해서 인기가 많은 선수는 '슈가'라는 별명을 얻기도 한다)
- 한국 음식은 입에 맞는가. (유먼은 캠프에 합류한 날 제육볶음이 나왔는데 '최고의 고기 요리'라며 극찬을 하고 그릇을 비운 바 있다)
정말 맛있다. 김치찌개, 파김치 등 매우 인상깊은 맛이다. 사도스키한테 한국어도 열심히 배우는 중이다.
- 올 시즌 각오는?
많은 기대를 부탁드린다. 저 뿐만 아니라 팀 모두에게 많은 관심을 가져 주시고 열심히 해서 꼭 목표를 달성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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