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을 항상 가지고 있다".
'김치 파이터' 벤 헨더슨(29, 미국)의 기자회견이 29일 서울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 내 CGV에서 개최됐다. 헨더슨은 지난 26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열린 UFC 144 대회의 메인 이벤트에서 라이트급(70kg 이하) 챔피언 프랭키 에드가(미국)를 상대로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두고 새 챔피언에 올랐다.
헨더슨은 밥과 김치를 즐겨 먹고 몸에는 ‘벤 헨더슨’ ‘힘’ ‘명예’ ‘전사’라는 한글을 문신으로 새길 만큼 한국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헨더슨은 28일 어머니 김성화(51) 씨와 함께 한국을 방문했다. 주한 미군 아버지와 버스 안내양을 하던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헨더슨은 어린 시절 부모가 이혼한 뒤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모친인 김성화 씨는 말이 통하지도 않는 미국에서 하루 17시간을 일하며 헨더슨을 키웠으며 아들이 한국계라는 정체성을 심어주기 위해 태권도 체육관에 보내기도 했다. 헨더슨은 진심으로 한국을 사랑하는 마음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특히 태극기를 두르고 경기장에 입장함은 물론 경기 후 한국팬들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어머니와 나란히 기자회견장에 입장한 헨더슨은 짧게 인삿말을 해달라는 요청에 "안녕하세요"라고 멋쩍은 인사를 전했다. 그는 "챔피언이 된 것이 너무 영광이었다. 좋은 경기를 펼치면서 승리했기 때문에 더 기분 좋다"면서 "최선을 다해서 승리했다. 승리와 패배의 갈림길에 있겠지만 열심히 노력한다면 분명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다. 실전을 연습처럼 하면서 승리해 챔피언 벨트를 가지고 한국에 방문한 것이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글로 된 문신을 몸에 새긴 이유에 대해 헨더슨은 "내 몸에 새겨진 '힘'과'명예'에 대해 항상 생각하고 있다. 잠에서 깰 때 식사시간에도 '힘'과'명예'에 대해 생각한다"면서 "내가 가진 명예를 지키면서 살아가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헨더슨은 또 "나는 라이트급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체급을 올릴 생각이 없다"면서 앞으로 더 승승장구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자신의 별명에 대해서는 "'김치 파이터'. '김치 파워' 등의 별명이 참 마음에 든다. 한국 사람이라면 모두 좋아한다"면서 "항상 김치를 먹어왔기 때문에 부담이 없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별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인의 정체성을 잘 확립한 그는 "자랄 때부터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면서 "한국인의 피를 가졌기 때문에 더 노력했다. 어렸을 때 친구들이 나에게 물을 때도 한국인이라고 말하곤 했다. 항상 한국사람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었다. 차별에 대한 기억도 없다. 어머니는 전형적인 한국인이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어머니께서는 나를 항상 바른 길로 이끌어 주셨기 때문에 어릴 때 큰 문제는 없었다. 그래서 내가 자라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면서 "태권도는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육체적으로 단련할 때 크게 도움이 됐다. 세계 최고의 파이터가 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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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