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대표팀의 중심은 역시나 이동국(33, 전북 현대)이었다.
최근 몇 년간 이동국은 전북 현대의 중심이었다. 2009년 전북에 입단한 이래 일정을 비롯해 전술, 포메이션 등 전북의 대부분은 이동국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당시 전북 감독이었던 최강희 감독은 이동국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바탕으로 팀을 꾸렸다. 그 결과 전북은 2009년과 2011년 K리그를 제패했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매년 우승 후보로 꼽히게 됐다.

최 감독의 그와 같은 방식은 대표팀에도 이어졌다. 최 감독은 대표팀 첫 소집에 당연하다는 듯이 이동국을 포함시킨 데 이어, 대표팀 포메이션을 4-2-3-1 혹은 4-1-4-1로 구성해 최전방 원톱으로 이동국을 기용했다. 공격의 점정 역할을 이동국에게 맡겨 승부를 보겠다는 생각이었다.
이동국은 자신이 맡은 역할에 충실했다. 지난달 25일 새 대표팀 출범 첫 경기였던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에서 2골을 터트리며 은사 최 감독에게 첫 승을 선사했고, 29일 쿠웨이트와 월드컵 3차예선에서는 결승골을 넣으며 대표팀을 최종예선으로 이끌었다.
이동국의 활약은 전북에서와 같이 최 감독의 신뢰가 바탕에 깔려 있다. 최 감독은 기존 대표팀의 붙박이 원톱 박주영 대신 이동국을 원톱에 기용했고, 박주영을 2선에 위치시켜 호흡을 맞추게 했다.
하지만 쿠웨이트전에서 두 선수의 호흡은 좋지 못했다. 손발을 맞춘 시간이 부족해서인지 동선이 겹치면서 최 감독이 원하고자 하는 대로 경기가 흘러가지 않았다. 이 때문에 최 감독은 박주영의 위치를 계속 조정했고, 반면 이동국은 그대로 최전방에서 자리를 지키며 골을 노리게 했다.
결국 이동국은 최 감독의 기대에 보답했다. 후반 21분 이근호와 2대1 패스로 쿠웨이트의 수비벽을 허문 이동국은 왼발로 차 골망을 흔들었다. 이동국의 선제골에 균형이 깨지자 쿠웨이트는 급속도로 무너져 한 골을 더 내주며 완벽하게 패배하고 말았다.
물론 이동국이 결승골을 넣은 것은 맞지만 화려한 개인기로 쿠웨이트 진영을 휘저은 것은 아니다. 좌우 측면에서 올라오는 끊임없는 공 배급을 결정지었을 뿐이다. 하지만 이동국의 이런 모습을 문제로 지적할 수는 없다. 대표팀의 전술 자체가 이동국의 뛰어난 결정력을 노리고 만들어졌기 때문.

일각에서는 이동국 중심의 전술이 세계 축구에 역행한다고 말한다. 기존 대표팀이 추구하던 빠르고 세밀한 패스 플레이와 정반대되는 힘을 바탕으로 하는 투박한 축구라는 것.
하지만 세계 축구의 흐름에 따른다고 반드시 정상으로 가는 것은 아니다. 세계 축구에 근접하다고 평가받는 일본은 부상중 인 혼다 게이스케를 제외한 해외파를 총출동시키고도 안방에서 우즈베키스탄에 0-1로 패배했다. 세계 축구의 흐름은 단지 대세일 뿐 승리를 보장하지는 않는 것.
최 감독은 전북 시절 이동국을 중심으로 성공을 맛봤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최 감독은 대표팀에서도 성공을 이어가려고 한다. 물론 성공을 확신할 수는 없다. 대표팀은 아직 만들어 가는 과정으로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즉 어떻게 대표팀이 변화될지 미지수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최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는 한 대표팀은 이동국을 중심으로 돌아갈 것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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