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박종훈, "이승엽 선배, 위압감 느꼈으나 승부욕 생겨"
OSEN 박선양 기자
발행 2012.03.01 14: 53

"오히려 승부욕이 생기더라."
올해 SK의 선발 후보가 유력해 보이는 언더핸더 박종훈(21)이 일본프로야구에서 복귀한 삼성 거포 이승엽(36)과의 맞대결에 대해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박종훈은 29일 3-1로 승리한 삼성과의 연습경기에 두 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선발 로페즈에 이어 4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박종훈은 삼성 중심타선을 삼자범퇴로 가볍게 돌려세웠다.

박종훈은 첫 타자로 마주친 이승엽을 6구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 세운데 이어 최형우를 유격수 플라이, 채태인을 2루수 땅볼로 간단하게 처리했다. 한방을 갖춘 홈런 타자들을 상대로 당당히 정면 승부를 펼쳤다. 더구나 모두 좌타자를 상대로 한 성적이었다.
5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박종훈은 박석민을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했으나 강명구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했다. 진갑용을 3구 삼진으로 잡아낸 박종훈은 김상수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도루를 시도하던 강명구가 3루에서 아웃되며 위기를 넘겼다.
이만수 감독이 "박종훈이 잘 던져줬다"고 칭찬에 나섰고 성준 투수 코치 역시 이례적으로 "이승엽 묶는 등 삼성 최강타선을 상대로 나름 정면 승부를 잘했다. 이를 통해 자신감을 가졌다는 점이 성과로 보인다"고 호평했다.
하지만 박종훈은 오히려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호투를 했다는 칭찬에도 "지금 내가 누굴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지 않나"면서 "볼이 마음대로 안갔다. 안타도 1개를 맞았다"고 오히려 스스로에게 불만을 표시했다. 또 "중심타자들이 나왔지만 홈 플레이트만 보였을 정도로 집중력이 좋았다"면서 "주자를 의식하기보다 내 투구폼을 더 생각하다 보니 도루를 허용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승엽과의 대결에 대해서는 "선배님이 타석에 들어섰을 때 속으로 '이승엽이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위압감이 느껴지더라"면서 "그런데 점점 승부욕이 발동되더라. '붙어보자'라는 마음이 들면서 잡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고 고백했다.
또 박종훈은 "초구 볼에 이어 2구째가 파울이 되자 오히려 마음이 더 편해졌다. 볼카운트 2-1이 되면서 유리해진 후 파울을 연속해서 2번 나오면서 '한 번 유인해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웃어보였다.
실제로 박종훈은 6구째 몸쪽 투심 패스트볼을 던져 이승엽의 헛스윙을 유도해냈다. 박종훈은 삼진을 잡은 순간에 대해 "던지고 싶은 대로 볼을 던져 타자를 잡아냈을 때의 짜릿한 그 기분이었다. 특별히 이승엽 선배를 잡았다고 의식하지는 않았다"고 여유를 보였다.
"경험이 쌓이고 컨트롤만 잡히면 나를 넘을 것"이라는 정대현의 평가가 있었던 3년차 박종훈. 한일 통산 18년차에 돌입하는 홈런왕 출신 이승엽과의 올 시즌 대결은 어떨지 더욱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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