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LG의 오른손 4번타자 후보는?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03.02 07: 17

LG가 일본팀과 연습경기를 모두 마치며 오키나와 전지훈련 막바지에 들어섰다.
LG는 지난 2월 11일부터 일본팀과 총 11차례의 연습경기를 치러 최종전적 4승 7패를 거뒀다. 물론 연습경기 결과로 전지훈련의 성패를 가늠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연습경기의 과정은 올 시즌 성패와 연결된다.
그동안 LG는 꾸준히 오른손 거포 부재에 시달리며 확실한 4번타자 부재도 함께 겪었다. 빼어난 베테랑 좌타자들이 많기 때문에 좌타자 중 한 명이 4번에 자리했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되지는 않았다. 지난 시즌 LG의 4번타자들은 타율 3할5리를 쳤지만 70타점으로 8개 팀 중 밑에서 2위, 홈런은 14개로 최하위였다.

김기태 감독은 “팀에 30홈런이 보장된 타자가 없는 만큼 4번타자를 비롯한 클린업트리오는 상황에 맞게 구성할 계획이다”면서 상대 선발 투수와 팀 상황을 고려해 타순을 짜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실제로 김 감독은 연습경기에서 윤요섭, 정성훈, 윤정우, 나성용 등의 우타자를 4번타자로 기용했다. 결국 상대 선발이 좌완일 경우, LG는 우타자를 4번 타순에 배치하는 방안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습경기를 결과를 놓고 봤을 때 가장 주목할 선수는 포수 윤요섭이다. 윤요섭은 연습경기 중 자신이 4번타자로 나선 경기에서 11타수 4안타 타율 3할6푼4리를 기록 중이다. 지난 시즌 윤요섭은 좌투수 상대로 OPS(출루율+장타율) 0.911, 홈런 4개를 쏘아 올렸다. 이번 전지훈련에서 윤요섭은 포수와 1루 수비 연습을 병행하고 있지만 윤요섭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수비 보다는 공격력이 될 것이다. 지난해 결정적인 순간 마다 한 방을 날렸던 모습을 올해 재현할 수 있다면, 윤요섭이 좌완 선발에 대비한 4번타자로 자리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베테랑 3루수 정성훈도 4번타자 경쟁에 임하고 있다. 정성훈은 지난 시즌 좌투수를 상대로 타율 3할5리를 기록했고 우투수를 상대로는 2할8푼6리를 올리며 우투수보다 좌투수에게 강했다. 2009시즌을 앞두고 LG와 FA 계약을 체결, 3년 연속으로 100경기 이상 출장한 정성훈은 꾸준함과 정상급 3루 수비로 FA 모범 사례를 남기는 중이다. 올 시즌 후 FA자격을 얻는 정성훈이 올 시즌에는 팀의 4번타자 역할까지 맡을 수 있는 상황. 정성훈이 계약 마지막 해에 더 높이 도약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로 LG 유니폼을 입은 2년차 외야수 윤정우는 연습경기에서 딱 한 번 4번타자로 출장했지만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 29경기에 출장하며 타격 보다는 빠른 발로 주목받았지만 컨택능력과 장타력도 겸비하고 있다.
송신영의 FA이적에 따른 보상선수로 LG에 온 포수 나성용은 4번타자로 나선 연습경기에서 7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그러나 다른 타순에선 장타력을 뽐냈고 타구를 멀리 보내는 힘 하나는 타고났다는 평을 들었다. 실제로 나성용이 수비력 향상을 이룬다면 조인성에 이은 막강한 타력을 지닌 포수가 될 확률이 높다. 올 시즌 당장 윤정우와 나성용이 4번타자를 맡을 확률은 높지 않지만 향후 이들이 LG의 중심 우타자가 될 수 있다.
아직 연습경기에 4번타자로 나서지는 않았지만 최동수 역시 4번타자 후보다. 41살의 노장이지만 지난 시즌 타율 3할4리를 기록했다. 언제든 한 방을 날릴 수 있는 장타력도 겸비하고 있고 경험을 바탕으로 노림수도 좋다. 다만 지난 시즌 좌투수 상대 타율 2할3푼4리는 아쉬운 부분이다.   
아직 시험은 끝나지 않았다. LG는 오는 3일 SK전을 시작으로 6일 연속 한국팀과 연습경기가 예정돼 있다. 전지훈련 후 시범경기에서도 오른손 4번타자에 대한 시험은 계속될 것이다. LG가 올해에는 4번 타순에서 힘을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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