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창진, 6강 PO 상대로 어디를 고를까?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2.03.02 07: 55

과연 어느 쪽 시드로 가야 하는 걸까.
지난달 17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전자랜드와 경기 후 전창진 부산 KT 감독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며 볼멘소리를 했다. 6강 플레이오프 진출팀이 사실상 가려진 가운데 전자랜드가 문태종, 신기성 그리고 허버트 힐 등을 빼고 경기에 임했기 때문.
전 감독으로서는 힐은 부상이었지만 주전들이 대거 빠진 전자랜드가 플레이오프서 만날 상대를 고르기 위해 작전(?)을 편다는 판단이 내려졌기 때문.

당시 KT는 6위와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3위가 유력한 상황이었고 KCC가 4위인 상태서 전자랜드와 모비스가 다투는 5, 6위는 예측하기 힘들었다. 따라서 전창진 감독은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 뒤지고 있는 전자랜드를 만나는 것이 기분 좋은 일은 아니었다. 그런데 전자랜드가 주전들이 대거 빠진 상황에서 경기를 펼치니 심기가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전 감독은 당시 경기에서 “전자랜드가 최선을 다할 마음이 없는 것 같다. 상대가 이기려는 욕심을 안 보여 의욕이 안 생긴다. 그래서 나도 한 발 물러서서 우리 선수들이 어떻게 뛰는지 관망했다”고 말했다.
팀 당 1~2게임만 남은 상황서 3위 KT는 4위 KCC와 2일 맞대결을 통해 최종 순위가 결정나게 됐다. KCC 허재 감독은 플레이오프 상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KCC만의 플레이를 펼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공표한 상태이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KT는 다르다. KT는 올 시즌 5위와 6위인 모비스와 전자랜드에 모두 열세다. 양팀에 상대 전적에서 2승4패로 열세를 보였다. 따라서 누구를 상대로 경기를 펼쳐야 할지가 우승을 향하는 길목에서 굉장히 큰 고민거리가 될 수밖에 없다.
모비스는 시즌 막판에야 플레이오프행에 성공했다. 그러나 만만히 볼 수 있는 팀이 아니다. 함지훈이 상무에서 제대하며 팀에 합류하자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만수' 유재학 감독의 능력이 더 발휘될 수 있는 단기전이기 때문에 쉬운 상대가 아니다.
전자랜드와 대결도 만만치 않다. 올 시즌 6번의 대결 중 지난달 17일 경기를 제외하고는 매번 치열한 경기를 펼쳤다. 팀 컬러가 비슷한 것은 아니지만 '타짜'인 문태종과 득점력이 뛰어난 외국인 선수 힐을 상대하기가 쉬운 편이 아니다.
따라서 전창진 감독이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플레이오프 대진이 결정된다. 특히 6강 플레이오프뿐만 아니라 4강 토너먼트서 만나게 될 팀들까지 머리 속에서 계산을 해야 한다. 3위가 되면 정규리그 1위 동부, 4위가 되면 2위 KGC 쪽 시드라 이래저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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