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감독 특유의 '닥공(닥치고 공격)'이 최종예선부터 발휘될 전망이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벼랑 끝 승부'라고 불린 쿠웨이트와 2014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최종전에서 2-0 완승을 거두고 당당 조 1위로 최종예선에 올라 일단 첫 관문을 무사히 통과했다.
하지만 2-0이라는 결과와 다르게 내용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초반부터 수비 라인과 미드필드 라인의 간격이 벌어지면서 쿠웨이트의 공격에 흔들리는 모습이 역력했고, 개인기가 좋은 상대 공격진에 우왕좌왕하기도 했다.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쳤다는 것이 다행일 정도. 아찔한 장면도 많이 나왔고, 쿠웨이트의 슛이 크로스바를 강타하는 등 운이 따르기도 했다.

공격진도 수비진과 마찬가지였다. 국내파와 해외파를 대표하는 이동국과 박주영의 호흡이 좋지 않았다. 전방에서 동선이 계속 겹치는 모습이 역력했고, 패스 플레이 또한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또한 미드필드진에서 배급되는 패스를 받기 위해 2선으로 내려온 탓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이번 대표팀은 지난달 18일에서야 모여 불과 10일 정도 호흡을 맞춘 팀이었다. 기존의 대표팀의 색깔을 모두 지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그런 상황에서 감독의 전술과 선수들의 호흡을 100% 발휘할 수는 없었다. 최강희 감독조차 쿠웨이트전은 안정적으로 간다고 미리 공언했을 정도였다.
최강희 감독은 이번 쿠웨이트전에 단 3명의 해외파만을 소집했다. 다른 해외파 선수들이 못해서가 아니었다. 짧은 기간 호흡을 맞추는데 그 선수들을 완벽하게 파악하는 것이 무리라고 판단한 것. 최강희 감독은 약 6년 간 K리그 감독을 하면서 지켜봐 왔던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렸다. 지난 시즌까지 최 감독이 이끌던 전북 현대에 속해 있거나 거쳐간 선수들이 많았던 것과 일맥상통한다.
최종예선은 오는 6월부터 열린다. 여유가 있다. 최강희 감독은 해외파와 국내파 선수들을 두루 살펴보며 자신의 입맛에 맛는 선수를 뽑을 것이다. 또한 K리그서 보여준 자신의 색인 '닥공'축구를 펼칠 수 있는 기반을 만들 것으로 보인다. 최강희표 '닥공'은 아직 펼쳐지지도 않았다. 이제부터가 진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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