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던지기는요. 겨우 막아냈어요".
제대로 된 스피드가 나오는 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바람직한 투구 밸런스다. 올 시즌 두산 베어스 계투진의 셋업맨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노경은(28)이 연습경기 호투에 대해 겸손하게 이야기했다.
노경은은 지난 2월 29일 롯데와의 가고시마 연습경기서 9회 등판해 1이닝 무실점으로 4-1 승리를 매조졌다. 최고구속은 140km대 후반으로 여전히 묵직한 볼 끝을 보여줬다. 지난 시즌 44경기 5승 2패 3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5.17을 기록한 노경은. 성적표로는 뛰어나보이지 않을지 몰라도 그는 리드 시에도 패색이 짙은 순간에도 자주 등판하며 계투진에서 분투했다.

주축 계투 정재훈이 지난해 어깨 부상 전력이 있어 무리하지 않고 시즌 중반 합류까지 착실히 몸을 만드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그만큼 시즌 초반 노경은의 활약이 더없이 중요한 한 해다. 2003년 기대를 모으며 입단했으나 이전까지는 제구난으로 인해 1군 전력에 큰 보탬이 되지 못했던 노경은은 10년차가 된 올해 비로소 주전력으로 평가되어 시즌을 준비 중이다.
연습경기 세이브에 대해 노경은은 "잘 던진 것이 아니다. 큰일날 뻔 했는데 겨우 막아냈다"라며 겸손하게 답했다. 이날 선발로 나서 5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동시에 149km까지 던진 서동환(26)과 함께 쾌조의 컨디션을 보였으나 노경은에게 중요한 것은 스피드가 아닌 제구력이었다.
"아직 투구 밸런스를 제대로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스피드는 중요하지 않아요".
미국 애리조나 1차 전지훈련서 노경은은 정상 훈련을 소화하면서도 무릎 통증으로 인해 이를 완화하는 데도 집중했다. 그나마 애리조나는 습도가 낮았으나 2차 전지훈련지인 일본 가고시마는 상대적으로 습도가 높은 만큼 무릎 상태에 대해 물어보았다.
"많이 좋아졌습니다. 테이핑을 하고 던지면 괜찮더라고요". 투구 밸런스와 직결되는 왼 무릎 통증이었던 만큼 확실한 몸 상태를 만드는 것 또한 노경은의 스프링캠프 최대 과제 중 하나다.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지난 8년을 아까워하기보다 "앞으로 더 오래 뛰면 되지요"라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선수 생활을 보내고자 하는 노경은. 확실한 투구 밸런스 정립을 위한 노경은의 노력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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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