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터처블’, 브로맨스만으로 눈물나게 하는 영화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2.03.02 09: 37

‘브로맨스(bromance)’, ‘브라더(Brother)’와 ‘로맨스(Romance)’의 합성어로 두 남자 간의 끈끈하고 매우 친근한 애정관계.
브로맨스의 대표적인 영화로 꼽히는 ‘셜록홈즈’에서 건장한 두 남자,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주드 로가 섹시하고 거친 교감을 보여줬다면 프랑스 영화 ‘언터처블:1%의 우정’(이하 언터처블, 감독 올리비에르 나카체, 에릭 토레다노))은 ‘셜록홈즈’가 채워주지 못한 따뜻함을 선사한다.
‘언터처블’은 불의의 사고로 24시간 내내 돌봐주는 손길이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전신불구의 상위 1% 백만장자 필립(프랑수아 클루제)와 어느 날 우연히, 가진 것이라곤 건강한 신체가 전부인 하위 1% 무일푼 백수 드리스(오마 사이)를 만나 나누는 특별한 우정을 그린다.

필립과 드리스는 2시간의 런닝타임 내내 전혀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최상류층 귀족 필립에게는 오페라 관람은 문화생활이자 취미지만 하위 1% 드리스에게는 낯설고 생소할 수밖에 없다. 드리스는 오페라의 우스꽝스러운 무대 의상도, 알아듣지 못하는 독일어도 모두 지루하지만 필립의 취미생활을 존중하며 4시간이라는 긴 시간을 참고 견뎌낸다.
또한 드리스는 눈뜨고 잠들기 전까지 손가락 하나 제 맘대로 움직일 수 없는 필립을 위해 매일 아침 스트레칭은 물론, 샤워와 식사, 전화를 대신 받아주기까지 하는 일거수일투족을 도와준다.
필립과 드리스는 이처럼 때로는 웃음을 유발하기도 하고 때로는 가슴 찡한 우정으로 눈물샘을 자극한다.
하루 24시간을 함께 보내며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돼버린 두 남자는 떨어져 있을 때는 사무치도록 그리워하고 같이 있을 때는 한 없이 즐겁다. 마치 남녀 간의 사랑 못지않은 깊은 교감으로 우리를 웃고 울린다.
특히 ‘언터처블’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점 때문에 더욱 깊은 감동을 자아낸다. 프랑스 귀족사회의 최상류층이자 정계에서도 영향력이 높은 샴페인 회사 사장인 필립 포조 디 보고와 빈민촌 출신의 청년 애브델, 두 사람의 특별한 우정 이야기는 영화에 앞서 TV 다큐멘터리로 먼저 제작돼 방영되기도 했다.
서로 물질적인 것을 바라지 않고 순수한 우정을 나눈 만큼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언터처블’은 프랑스 박스 오피스 10주 연속 1위라는 기염을 토해 놀라게 했고 영화 ‘아바타’, ‘트랜스포머’ 등을 제치고 프랑스 역대박스오피스 3위를 기록했다.
두 남자의 이야기, 그것도 복수와 배신, 대결이 아닌 아름다운 우정만으로 이렇게도 2시간이 훌쩍 지나갈 수 있는지 묘한 매력을 지닌 영화다. 오는 3월 22일 개봉.
kangsj@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