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4회 아카데미 시상식 11개 부문 최다 노미네이트에 이어 촬영상, 미술상 등 5관왕에 오른 영화 ‘휴고’가 명장면 베스트3를 공개했다.
첫 번째 명장면은 3D로 생생히 되살아난 1931년 파리의 기차역이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첫 3D 영화 ‘휴고’는 1930년대 파리의 기차역에서 시계 관리를 하며 살아가고 있는 소년 휴고의 꿈과 희망을 그린 작품이다.
개봉 이후 환상적인 3D 영상에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파리 시내 및 기차역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도입부 시퀀스가 명장면으로 손꼽혔다. 에펠탑을 비롯, 파리 시가지를 지나 기차역과 그 속의 수많은 인파들, 그리고 거대한 시계탑 속 휴고의 얼굴까지를 속도감 있게 보여주는 초반부 장면은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마법 같은 3D 영상으로 되살아나며 마치 실제로 1931년 파리의 기차역을 보고 있는 듯한 생생함으로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두 번째 명장면은 거대한 시계탑 속 휴고와 이자벨의 비밀스런 대화장면이다. 아버지의 숨겨진 메시지가 있을 거라 믿으며 망가진 로봇 인형을 고치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휴고는 우연히 장난감 가게 주인 조르주 할아버지의 손녀딸 이자벨을 만나 자신이 살고 있는 시계탑으로 이자벨을 초대한다.
거대한 시계를 보며 호기심 가득한 눈빛의 이자벨에게 “나는 이 세상이 하나의 커다란 기계라는 상상을 하곤 해. 기계엔 필요 없는 부분은 없잖아. 만약에 세상 전체가 하나의 커다란 기계라면 나도 어떤 필요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라는 휴고의 희망어린 대사가 시계탑 속에서 살아가는 열두 살 소년 휴고의 처지와 묘한 대비를 이루며 감동을 선사한다.
세 번째 명장면은 거장이 거장에게 보내는 러브레터와 조르주 멜리에스를 만나는 마법 같은 시간이다. ‘휴고’에는 조르주 멜리에스를 추억하는 뜻 깊은 장면이 숨어 있다. 영화 ‘달나라 여행’(1902)부터 ‘요정의 왕국’(1903), ‘천일야화’(1905) 등을 만들어낸 조르주 멜리에스가 당시 영화를 만들던 모습을 ‘휴고’ 속에서 그대로 재현해낸 것.
실제로 제작된 유리 스튜디오에서 각종 촬영 장비를 매 만지고 배우들의 연기 지도까지 도맡으며 현장을 진두지휘하는 조르주 멜리에스의 모습은 관객들에게 1900년대 영화 제작현장을 들여다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며 재미를 더하고 있다.
지난 29일 개봉한 ‘휴고’는 1930년대 파리의 기차역에서 시계 관리를 하며 살아가는 고아 소년 휴고가 돌아가신 아빠가 남긴 고장 난 로봇 인형을 수리하면서 거대한 비밀을 만나게 되고, 비밀의 열쇠를 여는 순간 상상 이상의 감동이 펼쳐진다는 가족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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