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울산 현대의 축구를 '철퇴축구'라 불렀다. 수비를 탄탄히 하면서 공격 한 방에 상대를 무너뜨리는 경기 방식 때문. 철퇴 축구를 바탕으로 울산은 정규리그 6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 챔피언결정전에 올라 준우승을 차지했다. 아무도 예상 못한 결과였다.
다른 구단들은 울산의 철퇴축구를 알면서도 플레이오프서 막아내지 못했다. 30경기 29실점(리그 최소실점 1위)이라는 탄탄한 수비진을 거느린 울산을 무너뜨릴 방법이 마땅치 않았기 때문. 그런 울산을 침몰시킨 팀은 리그 최다득점(30경기 67점) 1위의 '닥공' 전북 현대가 유일했다.
전북에 무릎을 꿇은 울산이 오프 시즌 동안 해야 할 일은 단 하나였다. 공격진 보강이 그것. 설기현이 인천으로 떠났지만 J리그에서도 득점 상위권이었던 이근호와 절친 김승용을 감바 오사카에서 데려왔고, 일본 국가대표 출신의 아키(이에나가 아키히로)를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마요르카로부터 임대했다.

오프 시즌을 거치면서 울산의 공격진은 말 그대로 화려해졌다. 더 이상 철퇴라 부르기도 애매해졌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30경기 33득점에 그치며 무디기만 했던 공격진의 칼날이 완벽하게 달라진 것. 굳이 붙이자면 '철퇴에 날개를 단 격'이다. 철퇴의 한 방이 시도 때도 없이 날아온다는 뜻.
울산 공격진의 스피드는 지난 시즌과 차원이 달라졌다. 이근호와 김승용의 빠른 발이 울산 공격진을 확 바꿔놓았고, 아키의 패스는 상대의 공간을 꿰뚫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키의 합류는 기존에 있던 에스티벤과 조화를 이루어 공·수에 걸쳐 중원이 안정화 될 것으로 보인다.
김호곤 울산 감독은 "작년에 수비는 최소 실점을 한 만큼 문제가 없었다. 다만 공격이 문제였는데 아키와 김승용, 이근호가 오면서 스피드 넘치고 빠른 템포의 축구를 할 수 있게 됐다"고 평하며, "특히 이근호는 활동량도 많고 득점할 자질을 충분히 갖춘 선수다. 게다가 득점 욕심도 내지 않는다. 욕심을 버리다 보니 도움도 잘한다. 전체적으로 잘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고 덧붙였다.
울산은 완벽하게 바뀐 공격진을 3일 포항 스틸러스와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개막전에서 첫 선을 보인다. 울산은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서 포항을 꺾은 경험이 있어 자신감이 넘치고 있다. 완벽하게 달라진 공격진을 바탕으로 포항을 꺾고 깔끔한 스타트를 끊겠다는 것이 울산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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