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주 천국' 넥센, 올 시즌 화두는 '무한 경쟁'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2.03.03 06: 43

"우리 팀은 다 고만고만하다".
투수도 고만고만하다. 포수도 고만고만하다. 야수는 물론이다. 그래서 더 치열하다.
넥센 히어로즈는 올 시즌 스프링캠프가 어느 때보다 밝다. 선수들부터 코치진, 김시진 감독까지 모두가"캠프 분위기가 매우 좋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미국 스프링캠프에서는 3승1무로 무패 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그 분위기는 일본 2차 캠프까지 이어졌다.

넥센이 이렇게 밝은 분위기 속에서 훈련을 소화하는 것은 어느 때보다 활약이 기대되는 선수들이 많기 때문이다. 오재일(26), 조중근(30) 등 좌타 '만년 유망주'들이 올 시즌 스프링캠프의 키플레이어로 떠올랐고, 유틸리티 플레이어 지석훈(28), 서건창(23)은 내야의 무서운 경쟁을 유발하고 있다.
올 시즌 유독 많은 선수들이 팀 전력에 새로 추가된 것도 한몫 한다. FA 이택근, '핵잠수함' 김병현의 영입은 물론이다. 숨겨진 선수들 중에는 올해 장효훈(25), 조용훈(25), 유재신(25) 등 군 제대 선수가 한꺼번에 10명이나 지난해 말 팀에 복귀했다. 한현희(19), 박종윤(19) 등과 같은 2012 시즌 신인들의 깜짝 활약도 기존 선수들을 위협하고 있다.
선발진은 외국인 선수 두 명과 강윤구(22), 심수창(31), 문성현(21) 등 5명으로 일단 짜였지만 어린 선수들이 흔들릴 경우 나설 수 있는 김수경(33), 김성태(30) 등 베테랑들이 있다. 포수는 주전 강귀태(33) 외에 김동수 배터리코치가 "고만고만하다"고 평가한 허도환(28), 이해창(25), 지재옥(24), 신영재(25) 등이 쑥쑥 성장 중이다.
내야는 1루에 박병호(26)와 오재일, 2루에는 김민성(24)과 지석훈, 유재신, 3루에는 김민우(33)와 장영석(22), 서건창 등이 있어 주전이 장담된 곳은 유격수 강정호 뿐이다. 외야도 이택근이 보장받은 중견수 외 좌우 날개는 재활중인 유한준(31), 장기영(30), 오윤(31), 송지만(39), 강병식(35) 등의 전쟁터다.
넥센은 원래부터 타팀에 비해 스타 플레이어가 적지만, 그만큼 주전과 비주전의 실력 격차가 크지 않아 자발적으로 선의의 경쟁을 유도한다. 한 선수는 "우리 팀은 투타 모두 선수들 실력이 비슷해 오히려 경쟁도 되고, 같이 훈련하다 보니 분위기가 좋을 수밖에 없다"고 최근 넥센의 상황을 전했다.
젊든 아니든 아직 제 능력을 제대로 발굴해내지 못했던 유망주들이 한꺼번에 잠재력을 피워낼 수 있다면 넥센은 더욱 탄탄한 팀 전력을 갖추게 된다. 몇년간 터지지 않았던 잠재력이 올해 터지라는 법이 없다는 것은 불안한 점. 그러나 두터워진 백업들 중 누구 하나라도 제 역할을 해줄 수 있다면 올 시즌 '넥센 유치원'은 성황을 이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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