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화 감독님 재계약 위해" 한화 선수들 뭉쳤다
OSEN 박선양 기자
발행 2012.03.03 06: 42

"우리 감독님이 능력있는 분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한화 선수들이 똘똘 뭉쳤다. 다름 아닌 한대화(52) 감독을 위해서이다. 한 감독은 올해로 3년 계약기간이 만료된다. 올 시즌 성적이 재계약 여부를 가를 최대 요소. 정작 한 감독은 "재계약을 떠나 소신껏 해보겠다"며 초연한 모습을 보인다. 그런데 선수들이 먼저 한 감독의 재계약을 위해 합심하고 있다. 베테랑 선수들을 중심으로 "감독님 계약 만료 시즌이기 때문에 무조건 성적을 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포수 신경현은 "올해는 무조건 4강 안에 들어야 한다. 감독님이 지난 2년 동안 고생을 많이 하셨다. 처음 팀을 맡으셨을 때 주축 선수들이 다 빠지는 바람에 갑갑할 때였다. 이제는 전력도 보강됐고 준비 과정도 잘 되고 있다. 우리 감독님이 능력있는 분이라는 걸 성적으로 알리고 싶다. 선수들이 합심해서 보답해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경현의 말대로 한 감독이 처음 한화에 부임했을 때 팀 사정은 말이 아니었다. 김태균과 이범호가 나란히 FA가 되어 일본프로야구로 진출했고, 마무리투수 브래드 토마스도 메이저리그로 떠났다. 설상가상으로 2010년 시즌 중에는 주전 3루수 송광민이 갑작스런 군입대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구단의 투자는 지지부진했고, 한 감독의 남모를 속앓이만 깊어졌다. 하지만 지난해 구단 경영진 교체 후 적극적인 선수단 지원으로 분위기가 달라졌다.
야수 최고참 강동우도 "올해가 감독님 계약 마지막 시즌이라는데 우리 선수들이 재계약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해야 한다"며 "감독님은 선수 개개인마다 신경을 잘 써준다. 선수들이랑 이야기도 잘하고, 농담 한마디로 팀 분위기를 좋게 해주신다. 선수들도 감독님을 위해 뭔가 해보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눈빛을 보면 안다. 감독님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열심히 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 감독이 직접 한화로 데려온 선수들의 마음은 두말 할 것도 없다. 골든글러브 유격수 이대수는 "나의 FA계약 이전에 감독님 재계약이 먼저다. 감독님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있지 않았다. 꼭 재계약으로 보답하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장성호도 "감독님을 볼 때마다 죄송하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된다. 나는 감독님께 은혜를 입었다. 야구를 잘해서 갚아야 한다"며 한 감독의 재계약을 위해 부활을 선언했다.
감독의 계약 만료 시즌은 이른바 '레임덕' 현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선수들이 감독의 재계약을 먼저 언급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하지만 지난 2년간 리빌딩 과정에서 보인 한 감독 특유의 리더십이 선수들의 마음을 먼저 사로잡았다. 권위를 앞세우기보다 재치 넘치는 농담으로 선수들과 소통하며 하나가 됐다. 때로는 잔소리도 아끼지 않지만 모두 애정이 있어 그러는 것을 선수들이 더 잘 알고 있다. 지난해 쓴소리를 많이 들었던 최진행도 "감독님이 전부 잘 되라고 그러시는 것"이라며 개의치 않아 했다.
한 감독은 "내가 선수들을 너무 편하게 해줬나 보다"는 농담을 던지면서도 "계약 마지막 해이지만, 우리 선수들을 무리시키거나 누군가의 눈치를 볼 일은 없을 것이다.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한 번 소신껏 열심히 해볼 것"이라며 "선수들이 부담을 갖지 않기를 바란다. 부담없이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선수들과 하나가 된 한대화 감독. 계약 만료 시즌을 맞아 가장 든든한 지원군을 등에 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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