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것은 30% 늘리고, 나쁜 건 30% 줄이는 방향으로 가야하지 않을까".
2012년 롯데는 새해를 시작하며 '20년 만의 우승'을 기치로 내 걸었다. 신년사에서 장병수(60) 대표이사는 "프로 구단이 20년 동안 우승을 못 한다면 부끄러운 일"이라는 말로 배수의 진을 쳤다. 그렇지만 전력증감을 따져 본다면 쉽지만은 않다. 이대호와 장원준이 빠진 롯데 자이언츠는 전력 약화가 불가피하다. FA를 통해 불펜 쪽 강화를 가져왔지만 4번 타자와 에이스가 빠진 공백을 채우기엔 아무래도 완전치 못하다.
여기에 FA로 임경완이 SK로 이적했고 든든한 백업포수 장성우가 경찰청에 입대를 했다. 전력의 손익을 따져보면 아무래도 손해 쪽에 무게가 기운다. 이러한 상황에서 롯데 배재후(52) 단장은 올 시즌 롯데의 성적을 좌우할 키워드로 '30% 론'을 꺼내 들었다. 팀 성적 가운데 긍정적인 지표는 30% 늘리는 방향으로 나가고, 부정적인 지표는 30% 줄이는 방향으로 준비한다면 올 시즌 전망도 지난해에 비해 결코 부정적이지 않다는 게 배 단장의 설명이다.

이대호와 장원준 가운데 누구의 공백이 크게 느껴 지냐는 질문에 배 단장은 "이대호 보다는 장원준의 빈 자리가 더 크게 느껴진다. 이대호가 없더라도 우리 타선은 여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타자들 가운데 한 명이 자리를 비워도 누군가는 꼭 채우게 돼 있다"면서 "다만 에이스의 공백은 채우기 쉽지 않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렇지만 배 단장은 올 시즌 롯데의 성적을 자신했다. 그리고 근거로 내세운 게 바로 '30% 론'이다. 그는 "좋은 것은 30% 늘리고, 나쁜 건 30% 줄이는 방향을 생각하고 있다"면서 "30% 늘려야 할 건 도루와 홀드, 세이브이고 줄여야 할 건 실책, 병살타"라고 지목했다.
우선 이대호가 빠진 타선의 장타력을 기동력과 짜임새를 통해 보완한다는 복안이다. 지난해 롯데는 112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팀 도루 5위에 올랐다. 배 단장이 말 하는 건 이대호의 빈 자리를 채울 박종윤이 도루를 더한다는 뜻이 아니다. 선수들이 좀 더 뛰는 역동적인 야구로 득점력을 보완하면 된다는 뜻이다.
마운드에선 정대현과 이승호의 가세에 기대를 건다. 배 단장은 "작년 롯데의 팀 홀드가 45개였다. 반면 홀드 1위였던 삼성은 74개였다. 두 불펜 투수의 합류로 홀드 숫자가 30% 가량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즉 이길 경기는 지켜 내는 게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어 "팀 세이브도 우리는 27개, 삼성은 48개였다. 세이브도 올해는 우리가 좀 더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뒷문이 강해지면 자연히 선발진도 안정을 찾을 수 있다. 배 단장은 "유먼이 어느 정도 해 준다면 강화된 불펜과 함께 마운드는 어느 정도 계산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중요한 건 실책과 병살타를 줄이는 것이다. 지난해 롯데는 106개의 실책과 124개의 병살타로 둘 다 리그 최하위에 그쳤다. 공수에서 흐름을 끊는다는 점에서 둘은 반드시 줄여야 할 대상이다. 특히 실책은 훈련을 통해 줄일 수 있다. 때문에 롯데는 사이판 캠프에서 강도 높은 수비와 조직력 훈련을 통해 단점 보완에 주력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30%의 실책을 줄이면 롯데의 팀 실책은 5위로 대폭 내려간다.
사실상 병살타는 의도적으로 줄이는 건 쉽지 않다. 롯데는 많이 출루하기에 많은 병살타가 나온다는 지적도 있다. 그렇지만 생각하는 배팅을 통해 어느 정도 병살타를 방지할 수 있다. 권두조 수석코치도 "타자들이 타석에서 생각을 하는 게 중요하다. 내가 무조건 해결하겠다는 큰 스윙보다 상황에 맞게 타격을 한다면 (병살타를) 어느정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올 시즌 롯데의 성적을 4강 경쟁권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렇지만 배재후 단장은 올 시즌 성적을 자신한다. "올 시즌을 앞두고 다들 삼성의 우승을 점친다. 그런데 지난해 삼성 우승을 이야기 한 전문가가 있었나. 야구는 어떤 결과가 나타날 지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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