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목곰’ 김동주, “한 타석, 한 타석 마지막이라 생각”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03.03 11: 03

“솔직히 지난 14년 간은 모든 타석을 소중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그 모든 순간을 소중하게 여기겠다”.
어느덧 프로 15년차 베테랑이다. 팀 내에서 그보다 나이 많은 선수는 아무도 없다. 그러나 아직 타선의 우산 역할을 해야 하는 만큼 ‘두목곰’은 더욱 책임감을 불태웠다. 김동주(36. 두산 베어스)의 2012년 비시즌은 그래서 더욱 진중하다.
배명고-고려대를 거쳐 1998년 전신 OB에 1차지명 입단 이래 김동주는 소속팀은 물론 국가대표팀 4번 타자로 오랫동안 활약한 실력파 우타자다. 드림팀 1기였던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서부터 2008년 베이징올림픽까지 그는 꾸준히 태극마크를 달며 이승엽(삼성), 이대호(오릭스) 등과 함께 대표팀 중심타선을 지켰다. 다른 동료들이 예비군 훈련을 받는 비시즌 해외로 대표팀 차출이 워낙 잦았던 만큼 김동주는 불과 2년 전까지도 민방위가 아닌 예비군 신분이었다.

국내 무대에서도 김동주는 프로 14년 간 통산 3할1푼의 타율에 270홈런 1061타점을 올렸다. 정확성과 장타력을 겸비하며 2000년대를 대표하는 우타자로 명성을 떨친 타자 중 한 명이 바로 김동주다.
2007시즌 후 FA 계약을 맺었던 김동주는 지난 시즌 120경기 2할8푼6리 17홈런 75타점을 기록한 뒤 FA 권리를 재취득, 3년 32억원에 두산 잔류를 확정지었다. 이로써 김동주는 17년 두산맨으로 자리잡았다.
미국 애리조나 1차 전지훈련에 이어 일본 가고시마 2차 전지훈련서도 순조롭게 몸을 만들고 있는 김동주는 김진욱 신임감독과 함께 새롭게 도전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동안 자신이 쌓아왔던 공적을 믿고 있기 보다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새 시즌을 바라보는 김동주다.
“감독님께서 도전을 많이 하고자 하신다. 선수들과 소통도 자주 하려고 노력을 하시고 선수들도 감독님의 그 마음을 알고 따르려고 노력한다. 다시 도전하겠다. 그동안의 공과를 염두에 두고 플레이하기보다 초심을 찾아 그라운드에 나서고 싶다”.
김동주의 올 시즌 목표는 개인 성적에 달려있지 않다. 게다가 김동주도 이제는 선수로서 어떻게 야구인생을 잘 마무리해야 하는 지 진지하게 생각해야 하는 시기에 접어들었다. 그만큼 김동주는 올 시즌 자기 자신보다 팀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내 개인 성적에 대한 목표는 없다. 팀 우승. 그 외에는 없다. 나는 프로 선수로서 지난 14년 간 매 타석을 소중하게 여기고 나서는 타자라고 생각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한 타석 한 타석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나서겠다. 연습 때도 그 마음가짐을 잃지 않고자 노력 중이고. 훗날 좋은 모습으로 떠나며 후배들에게 길을 틔워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
두산 야수진에서 팀의 가장 최근 우승인 2001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겪어본 이는 김동주가 유일하다. 팀 우승은 선수들에게 커다란 자부심 외에도 달콤한 많은 선물을 안겨준다. 우승의 맛을 알고 있는 김동주는 후배들과 함께 다시 한 번 그 느낌을 맛보고자 했다.
“앞으로 내가 선수생활을 몇 년간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은퇴 전 우승만은 꼭 해보고 싶다. 우승의 그 달콤한 맛을 후배들과 맛보고 싶다. 그리고 멋있게 떠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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