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욱 결승골' 울산, 포항 1-0 격파...'PO 재연'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2.03.03 17: 59

울산 현대가 포항 스틸러스를 격파, 포항에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악몽을 떠올리게 했다.
김호곤 감독이 지휘하는 울산 현대는 3일 포항 스틸야드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포항 스틸러스와 개막전에서 김신욱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 이어 포항을 다시 한 번 제압한 울산은 시즌 첫 경기에서 깔끔한 스타트를 끊을 수 있게 됐다. 반면 포항은 역대 두 번째 400승 기록에 단 1승만을 남겨두고 또 다시 홈에서 똑같은 울산을 상대로 좌절하게 됐다.

포항은 새롭게 영입한 지쿠를 제외한 채 경기에 나섰다. 이에 대해 황선홍 감독은 "K리그에 대해 눈으로 확인하게 하고 천천히 투입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지쿠가 빠진 포항은 박성호를 최전방 원톱으로 기용하고, 좌우 측면에 노병준과 조찬호를 배치했다. 또한 2선에 황진성과 김태수를 놓고 수비라인 바로 위에 신형민을 투입했다.
지난해 플레이오프서 포항을 격파했던 울산은 당시와 비슷한 멤버로 나섰다. 공격진에 이근호와 김승용이 새롭에 이름을 올린 것을 제외하면 수비 라인과 미드필더 라인의 변화는 없었다. 그만큼 선수들은 포항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
울산은 중원의 에스티벤과 이호가 포항의 볼 배급을 완벽하게 차단했다. 두 선수는 공·수를 오가며 포항을 압박했고, 수비진이 포항의 공격을 차단한 뒤에는 공격 전개의 시발점이 됐다. 이를 바탕으로 울산은 포항에 우위를 점하며 경기의 주도권을 잡아갔다.
특히 울산은 이근호의 활약이 돋보였다. 이근호는 전반 13분 고슬기의 중거리 슈팅이 골키퍼에 맞고 나오는 것을 보고 달려 들어 2차 공격을 펼쳤다. 비록 골대 밖으로 향하는 슈팅이었지만 포항의 간담을 서늘케 하기에 충분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왼쪽 측면의 최재수와 김승용을 비롯해 후방에서 찔러주는 공간 패스를 받아 문전으로 침투, 지속적으로 득점 찬스를 만들었다.
포항도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포항은 전반 20분 노병준이 신형민의 침투 패스를 받아 골키퍼까지 제치는 절호의 찬스를 잡았다. 하지만 노병준의 슈팅은 골포스트 밖으로 향하며 골 소식을 알리지 못했다.
포항은 전반 중반이 지나자 조금씩 점유율을 가져오기 시작, 중원과 측면을 이용해 울산의 골문을 노렸다. 전반 37분에는 완벽한 골 찬스를 만들어 울산을 당황하게 만들기도 했다. 신형민이 왼쪽 측면을 돌파해 올린 크로스가 박성호에게 떨어졌고, 이어진 박성호의 슈팅은 먼 포스트에 있던 김태수에게 흘러갔다.
하지만 자신에게 공이 올 것이라 예상하지 못한 김태수는 슈팅을 시도하지 못했다. 노마크의 완벽한 득점 찬스를 놓친 김태수는 아쉬워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포항의 주도는 오래가지 못했다. 전반전 종료 직전인 전반 44분 울산이 선제골을 터트린 것. 울산은 코너킥 상황에서 김신욱이 찬스를 잡아 슈팅으로 연결해 울산의 골망을 갈랐다. 김신욱은 자신의 첫 번째 슈팅이 골키퍼 신화용의 몸에 맞고 나오자, 재차 슈팅으로 연결 골을 기록했다.
한 골이 뒤진 포항은 승부수를 띄울 수밖에 없었다. 빠른 시간 내에 동점골을 넣어 역전의 발판을 마련해야 했기 때문. 포항은 후반 시작과 함께 조찬호 대신 아사모아를 투입했다. 아사모아의 빠른 발에 기대를 걸겠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큰 효과는 나오지 않았다. 후반 초반 울산 수비수 이용의 헤딩이 골대 안으로 향하며 자책골이 나올 뻔한 게 포항의 기회였다. 반면 울산은 후반 6분 왼쪽 측면에서 최재수가 올린 크로스에 김신욱이 날카로운 헤딩으로 연결하는 등 장신 김신욱을 이용해 우위를 이어갔다.
분위기 반전이 필요한 포항으로서는 또 다시 선수를 교체할 수밖에 없었다. 포항은 경기 전 예고했던 대로 후반 14분 노병준 대신 지쿠를 투입했다. 꽉 막혀 있던 공격의 활로를 뚫겠다는 생각. 이에 후반 21분 울산도 김승용 대신 아키를 넣어 공격의 변화를 꾀했다.
포항은 후반 33분 아크 오른쪽 지점에서 프리킥을 얻어내 득점 찬스를 잡았다. 정확한 왼발을 자랑하는 황진성이 직접 슈팅으로 충분히 골을 노려볼 수 있는 자리였던 것. 황진성의 슈팅은 기대처럼 먼 포스트 구석으로 정확히 향했다. 하지만 울산 골키퍼 김영광은 재빨리 몸을 날려 공을 쳐냈다. 멋진 프리킥과 멋진 선방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포항은 분위기를 반전시키지 못했다. 울산은 견고한 수비진을 내세워 리드를 유지했다. 또한 이근호는 빠른 발을 이용해 역습을 펼쳐 포항이 공격에 전념할 수 없게 했다. 포항은 후반 39분 마지막 교체 카드로 김태수 대신 김선우를 투입하며 동점골을 끝까지 포기하지 못했지만 득점에 실패,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 이어 다시 한 번 울산에 무릎을 꿇어야 했다.
■ 3일 전적
 
▲ 포항스틸야드
포항 0 (0-1 0-0) 1 울산
▲ 득점
전44분 김신욱(이상 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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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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