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L투어 초대 우승자 김원기(28, 스타테일)와 GSL 대표저그인 '마왕' 임재덕(30, IM) 이후 마침내 저그 우승자가 탄생했다. 김원기와 임재덕의 뒤를 이은 세번째 저그 우승의 주인공은 '동래구' 박수호(21, MVP)였다.
박수호는 3일 서울 대치동 세텍 특설무대에서 열린 2012 GSL 코드S 시즌1 결승전서 절친한 벗이자 팀 동료인 정민수를 짜릿한 4-2 역전승으로 제압하고 대망의 코드S 우승자 반열에 올랐다. 생애 첫 코드S 우승을 해낸 그는 저그 종족으로는 세번째 우승자의 영광을 안았다.
CJ엔투스 연습생으로 게이머의 세계에 발을 들인 뒤 4년만에 결실이었다. 스타크래프트2 전향 이후 팀리그서는 주목받았던 그지만 개인리그서 빛을 못봤던 그는 이번 우승으로 유망주라는 꼬리표를 띄어내면서 단숨에 스타크래프트2 간판 저그로 올라서게 됐다.

이번 GSL서 우승 후보는 0순위 종족은 테란이었다. 역대 GSL 우승자들 절반 이상이 테란이었고, 이번 대회서도 4강 중 절반이 테란이었다. 테란 진영의 강력한 적수 중 하나였던 우승후보 임재덕이 16강에서 탈락하면서 무게중심 자체가 테란에게 더욱 쏠렸던 것도 사실.
정민수와 결승 대진이 성사되고 나서도 박수호 보다는 정민수의 손을 들어줬던 전문가들도 많았다. 무대경험이나 실력에서는 박수호가 나무랄데 없지만 결승전 맵 배치 자체가 프로토스에게 초반 유리하게 구성됐었고, 32강서도 박수호가 정민수에게 2-0으로 완패를 당했고, GSL 결승전을 앞두고 MLG에 출전했던 박수호의 부족했던 연습시간도 정민수에게 무게감을 더했다.
경기 양상도 예상대로 정민수에게 유리하게 흘러갔었다. 3세트까지 2-1로 앞서나갔고, 4세트 초중반까지 박수호를 윽박지르면서 사실상 우승에 근접했었다. 패배의 그람자가 드리워졌던 암울한 상황에서 우승을 향한 집념과 불리한 상황에서도 떨어지지 않는 그의 무서운 집중력이 역전 우승이라는 짜릿한 드라마를 완성시켰다.
위기에 몰렸던 4세트를 만회한 그는 5, 6세트를 연거푸 따내면서 대망의 우승트로피를 품에 안았고, 저그로는 김원기 임재덕에 이어 우승자 저그의 반열에 올랐다.
박수호의 장점은 포기를 모른다는 것. 준우승에 머물렀던 블리자드컵 당시도 0-3에서 뒷심을 발휘하며 3-3까지 쫓아갈 정도로 그는 경기 흐름에 흔들리지 않는 평정심 유지와 근성을 가지고 있다. 긴박감이 몇 분 단위로 연출됐던 이날 결승전서도 특유의 근성으로 정민수의 거센 공세를 뿌리치면서 우승의 열매를 맺게 했다.
최강의 저그 이상의 선수가 되겠다고 선언한 '동래구' 박수호. 그가 명품 저그가 거듭날 수 있을지 앞으로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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