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킹' 이동국(33, 전북)이 자신의 클래스를 증명하며 K리그 최다골 신기록을 경신했다.
이동국은 지난 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남 일화의 개막전에서 전반 13분과 18분에 연달아 골을 터뜨려 K리그 통산 최다골 기록을 갈아치우고 전북 현대의 개막전 승리를 이끌었다.
전북은 이동국의 활약에 힘입어 성남에 3-2 승리를 거뒀다. 1998년에 포항에 입단한 뒤 K리그 통산 117골을 쌓은 이동국은 기존 최다골 기록(116골·우성용)의 주인을 갈아치웠다.

이동국이 터트린 2골은 모두 감각적인 슈팅이었다. 황보원이 하프라인 부근에서 박진포 등 성남 수비수 2명 사이로 빠져 나가는 이동국을 보고 내준 긴 패스가 절묘했다. 이동국은 이를 잡아 수비를 위해 전진한 골키퍼 하강진의 키를 넘기는 감각적인 왼발 슈팅으로 성남의 골문을 흔들었다.
지난 2009년 우성용(당시 인천)이 세웠던 역대 K리그 개인 최다골인 116골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순간이자 올시즌 K리그 개막 첫 골이 터지는 순간이었다.
이흥실 감독대행의 말처럼 개인 최다골 타이기록을 세운 덕인지 이동국의 몸은 더욱 날렵했고 불과 5분 뒤 두 번째 골을 만들어냈다. 임유환이 왼쪽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성남 수비수가 걷어냈다.
그러나 황보원이 아크 정면에 있던 이동국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연결했고 이동국은 터치 없이 볼의 진행을 그대로 둔 채 몸만 돌아서며 바로 슈팅, 2번째 득점포를 쏘아 올렸다.
이동국이 왜 최다골의 주인공인지를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첫 골은 상대 골키퍼가 성급하게 나온 것을 놓치지 않고 성공시켰다. 기민한 움직임과 함께 전방에 대한 안정적인 시야를 선보인 것. 그렇게 이동국은 타이기록을 세웠다.
최다골 기록을 경신한 득점도 이동국의 클래스를 증명했다. 황보원이 연결해준 패스는 성남의 수비진을 날카롭게 파고 들었다. 하지만 만약 최전방에 있던 이동국이 이를 간수하기 위해 터치했다면 분명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상대 수비에게 시간을 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동국은 볼이 연결된 길을 정확하게 파악한 뒤 연계된 상황까지 잊지 않았다. 정확한 판단은 안정된 슈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됐고 이동국은 지체없이 득점으로 연결했다. 그렇게 이동국은 자신의 클래스를 증명하면서 K리그 최다득점자로 우뚝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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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박준형 기자 soul1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