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곤, 이근호를 득점왕 후보로 지목한 이유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2.03.04 08: 08

이근호(27, 울산 현대)가 4년 만에 K리그로 복귀,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렀다.
김호곤 감독이 지휘하는 울산 현대는 지난 3일 포항 스틸야드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포항 스틸러스와 개막전에서 김신욱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이근호는 9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포항 진영을 쉴 틈 없이 드나들며 휘젓고 다녔다. 포항 수비진은 이근호의 빠른 발을 제대로 막지 못해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바라던 골은 나오지 않았지만 이근호의 움직임은 4년 전 대구 FC에서 보여준 것 이상이었다.

김호곤 감독은 이근호가 복귀전에서 부담을 가질 것 같아 많은 배려를 했다. 경기 전 만난 김 감독은 "근호가 전방 스트라이커로서 골이 임무이긴 하지만 부담없이 편하게 하라고 주문했다. 본인도 무리해서 골을 넣기 보다는 오히려 만들어주는 모습을 보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이근호에게 골을 기대하지 않은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이근호가 상대 진영을 휘젓고 다니면 알아서 골이 나온다고 생각했기 때문. 이근호와 전방 투톱으로 호흡을 맞추는 김신욱에게 보다 많은 기회가 생각해서다. 김 감독은 "이근호와 김신욱은 좋은 짝이다. 근호가 많이 움직이고, 신욱이가 상대를 끌어 내리면 서로에게 찬스를 만들어주는 이상적인 조합이다"고 평했다.
김 감독의 만족도는 경기 후에 더 커졌다. 특히 이근호에 대해 이야기할 때에는 입가에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근호의 움직이는 활동 폭이 넓다. 이를 이용해 전방에서 상대 수비를 교란하는 많은 움직임을 보였고, 계속해서 우리 팀에 큰 도움을 줬다"며 "비록 골을 넣지 못했지만 충분히 득점왕을 노려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이근호의 플레이는 혼자만 돋보이는 플레이가 아니었다. 화려한 개인기로 골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문전으로 완벽한 침투를 한 뒤 다른 선수가 골을 만들 수 있게끔 하는 플레이었다. 당연히 상대 수비로서는 이근호만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 김 감독은 그런 상황이 오히려 이근호에게 완벽한 찬스를 내줄 것이고, 이를 놓치지 않는다면 충분히 득점왕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내다본 것이다.
이근호도 "포항전에서 골을 넣었다면 (득점왕) 가능성이 더 높았을 텐데..."라며 웃어보이며, "경기마다 매번 찬스는 있을 거라 생각하고 있다. 득점왕을 노려보고 싶다. (이)동국이 형이 벌써 2골을 넣었다고 하는데 빨리 쫓아가야 하겠다"라며 득점왕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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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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