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한현희(19, 넥센 히어로즈)의 기세가 무섭다.
지난해 전체 2순위로 넥센에 지명된 한현희는 1차 미국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부터 지난 3일 일본 가고시마 2차 스프링캠프 롯데와의 연습경기까지 넥센이 치른 8번의 경기 중 4번 등판해 무실점 기록을 이어나가고 있다. 4일 기준 현재 성적은 8⅔이닝 1승 평균자책점 0.00.
팀의 첫 연습경기였던 지난달 11일 KIA전에서는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나와 2⅔이닝 동안 2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하며 4-2 승리의 발판을 놨다. 이어 15일 두산전에서는 2이닝 동안 1안타 만을 허용했다. 7명의 타자를 상대로 공 21개만을 던졌다.

지난달 25일 롯데전에서는 2이닝 모두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후속타자들을 병살 처리하며 스스로 위기를 넘겼다. 더불어 팀이 역전하며 승까지 챙겼다. 지난 3일 롯데전에서는 2이닝 동안 8명의 타자를 23개의 공으로 요리하며 5회까지 0-3으로 뒤지던 팀의 추격에 힘을 실어줬다.
이런 무서운 신인 한현희를 보고 김시진(54) 넥센 감독은 "아직 연습경기일 뿐이다. 실전에서 잘해야 한다"며 띄워주기를 경계하면서도 "고졸 신인인데 경기 운영 능력이 좋다. 타자와 승부할 줄 안다. 이대로 호투한다면 개막 엔트리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선발도 가능할 듯 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민태(42) 투수코치에 따르면 한현희는 최근 싱커를 연습 중이다. 사이드암으로서 싱커는 주무기라 할 수 있지만 고등학교 때까지는 직구와 슬라이더만으로 타자를 상대할 수 있어 잘 던지지 않았다고. 정 코치는 "프로에서는 변화구 하나만 가지고는 힘들어 싱커를 연습경기에서 주로 쓰게 하고 있는데 생각보다 잘 먹히는 것 같다"며 기특해했다.
한현희는 4일 현재 넥센 투수들 중 가장 많은 경기에 나와 꼬박꼬박 2이닝씩을 소화했다. 연습경기는 원래 전력 시험의 성격이 강하다지만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신인이 프로 팀과의 경기에서 로테이션을 지키면서도 무실점 행진을 이어나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한현희와 더불어 2차 신인 박종윤도 4경기 6⅓이닝 동안 3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팀의 좌완 원포인트 릴리프로서 활용가치가 높다. 올 시즌 어느 팀보다 분위기가 좋다고 자신하는 넥센이지만 특히 새내기들의 맹활약에 캠프 분위기가 유달리 화기애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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