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배스-이여상, 윈윈 콤비 될 수 있을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3.05 07: 35

"배스가 나오는 경기가 기다려진다".
한화의 주전 3루수 자리를 굳혀가고 있는 이여상(28)은 요즘 외국인 투수 브라이언 배스(30)의 등판을 손꼽아 기다린다. 전형적인 땅볼 유도형 투수인 배스가 이끌어내는 땅볼 타구를 처리하는 맛이 쏠쏠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수비에 자신이 붙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배스는 지난 4일 SK와 연습경기에 선발등판, 5이닝 1피안타 2볼넷 1사구 2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특히 아웃카운트 15개 중 10개를 땅볼 타구로 처리했는데 이 가운데 3개의 병살타가 포함돼 있다. 병살타 3개 중 2개가 바로 3루수 이여상에게로 향한 타구였다.

이여상은 "배스가 삼진을 잡는 능력이 크게 좋은 건 아닌 것 같다. 하지만 범타 유도를 잘한다. 확실히 땅볼이 많더라"며 "배스가 던지는 날에는 나한테 공이 온다는 생각으로 바쁘게 움직여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SK전에서 이여상은 배스가 유도한 땅볼 3개를 직접 처리했다.
배스는 전형적인 땅볼 유도형 투수다. 2008~2010년 3년간 빅리그에서 활약할 때 땅볼이 370개, 뜬공이 153개로 땅볼·뜬공 비율이 무려 2.42. 전형적인 땅볼 유도형 투수로 우타자 몸쪽으로 빠르게 휘는 싱커성 투심 패스트볼을 잘 던진다. 땅볼 타구가 많을 수밖에 없는데 특히 몸쪽 공에 막혀 3루 쪽으로 느린 타구가 많이 간다.
3루수 이여상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배스의 성공 여부는 그가 유도할 땅볼 타구를 처리할 내야 수비수들의 뒷받침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습경기에서 무실책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이여상은 "수비 훈련을 많이 한 만큼 자신감이 생겼다. 땅볼 타구가 내게 많이 오면 좋은 일이다. 아웃을 잡으면 된다"며 배스 도우미를 자처했다.
이여상은 애리조나 투산 스프링캠프에서부터 후쿠하라 미네오 수비코치로부터 집중적인 펑고 훈련을 받고 있다. 후쿠하라 코치는 "강습 타구에 대한 대처와 글러브 핸들링 뿐만 아니라 느린 타구를 대시하며 쫓아가는 자세가 많이 좋아졌다"며 이여상의 수비에 호평을 내리고 있다. 느린 타구를 대시하는 게 핵심이다. 배스가 유도할 3루 쪽 느린 땅볼을 언제든 쫓아와 처리할 준비가 되어 있다.
이 때문인지 배스는 벌써부터 이여상에게 친근감을 나타내고 있다. 배스는 "내가 던질 때마다 홈런도 2개씩 쳐달라"며 이여상에게 남다른 호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여상도 "배스가 타구를 잘 처리하면 고마움을 나타낸다"며 웃었다. 배스-이여상이 환상의 콤비로 서로 윈윈할 수 있을까. 올해 한화의 성패가 달린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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