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골-2도움' 까이끼, 제2의 까보레 '거부'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2.04.08 07: 36

경남이 까이끼 효과로 개막전서 완승을 거뒀다. 말 그대로 제2의 까보레다. 하지만 그는 그런 호칭보다는 자신의 이름을 앞세우겠다는 자신감을 나타냈다.
경남은 지난 4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개막전 대전 시티즌과 경기서 3-0의 완승을 챙겼다. 새 외국인 선수 까이끼는 1골 2도움을 기록하는 최고의 활약을 선보였다.
까이끼는 브라질 1부리그 명문 바스코 다 가마 출신. 2007년 프로에 데뷔한 까이끼는 2010년 바스코 다 가마 유니폼을 입었고 지난 시즌 1부 리그 아바이에 임대됐다.

까이끼는 187cm의 신장에 빠른 발을 자랑한다. 브라질에서 까이끼를 지켜봤던 최진한 경남 감독은 "키가 크고 빠른 발이 장점이어서 우리 팀에서 다각도로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선수다. 2007년 맹활약한 까보레와 비슷한 스타일의 축구를 구사하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완전히 달랐다. 물론 대전 수비가 상대적으로 부실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감각적인 움직임은 브라질 출신 특유의 능력이었다.
까이끼가 보여준 모습은 대단했다. 이날 경기서 경남이 기록한 득점에 모두 관여했다. 첫 번째 윤일록의 득점 당시 까이끼는 욕심을 버렸다. 스리톱 멤버인 이재안의 패스를 욕심 내지 않고 더 기회가 확실한 윤일록에게 양보했다. 외국인 선수로서는 쉽게 찾아 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두 번째는 벼락같은 중거리 슈팅이었다. 비가 오는 그라운드를 철저하게 이용하면서 낮게 깔리는 슈팅을 시도했다. 대전 수비수가 끈질기게 따라 붙었지만 확실한 결정력까지 보여줬다.
세 번째 득점도 마찬가지. 김인한이 문전으로 빠져 들어가는 것을 보고 긴박한 순간에 감각적인 로빙 패스를 연결하면서 완벽한 기회를 만들어줬다.
물론 까이끼가 한 경기만으로 K리그에 완벽하게 적응헀다고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경남의 미드필드진에 대전 수비진이 매우 흔들렸기 때문에 냉정하게 따지면 까이끼에 대한 평가는 아직 유보해야 한다.
하지만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미 전지훈련 때부터 제 몫을 해냈기 때문에 경남이 기대하는 선수였던 것. 대전과 개막전서도 까이끼의 활약이 없었다면 말 그대로 팽팽한 경기로 흐를 뻔했다. 까이끼는 경기 후 "까보레에 대해서 잘 안다. 그러나 중요하지 않다. 또 K리그 최고의 외국인 선수인 에닝요도 잘 알고 있다. 그들을 넘을 수 있는 선수가 될 것"이라며 강한 목표를 드러냈다.
여느 외국인 선수처럼 까이끼도 가족에 대한 애정이 크다. 이날도 자신이 득점을 터트리면서 다음달 세상에 나올 애기에 대한 애정이 드러나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까이끼의 활약으로 경남은 한시름 덜게 됐다. 최 감독이 추구하는 조직력에 부합하는 외국인 선수이기 때문에 더 기대가 될 수밖에 없다. 조용했던 경기장을 환호성으로 바꾼 까이끼가 앞으로 올 시즌 어떤 모습을 보이게 될지 주목된다.
10bird@osen.co.kr
까이끼(오른쪽)가 골 세리머니를 벌이는 모습 / 경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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