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를 거듭 중인 LG 내야수 김태완(31)이 한 단계 도약할 2012시즌을 앞두고 있다.
지난 시즌 김태완은 데뷔 최다 76경기에 출장하며 주포지션이었던 3루수가 아닌 2루수로서도 경쟁력을 보였다. 2루수로 64경기를 뛴 김태완은 야수진이 집단 부상으로 이탈했던 8월에 4할 타율을 기록, 추락하던 LG의 버팀목이 됐다. 적극적으로 변화구를 공략하며 이전까지 변화구에 약점을 지녔다는 평가를 무색케 만들었다. 비록 9월 양쪽 종아리 부상을 당하며 풀타임 소화에는 실패했어도 자신의 재능을 증명한 한 해였다.
올 시즌 김태완은 무한경쟁 체제 속에서 주전 2루수를 노리고 있다. 서동욱, 김일경 등 경쟁자들이 만만치 않지만 지금까지의 성장세를 이어간다면 데뷔 첫 풀타임 소화도 가능하다. 김태완은 2루 뿐이 아닌 3루도 맡을 수 있기 때문에 멀티플레이어 역할이 주어질지도 모른다. 유지현 수비 코치는 “올 시즌 포지션 전문화를 내걸었지만 이는 선수에 따라 다르게 적용될 것이다. 이미 여러 포지션에서 재능을 보인 선수의 경우 올 시즌도 멀티플레이어로 뛸 수 있다”고 밝혔다.

게다가 팀에서 희귀한 우타자기 때문에 지명타자로 출장할 확률도 있다. 최강 롯데 타선을 만들어낸 LG 김무관 타격 코치는 “올 시즌 LG는 팀 자체적으로 우타자 부족현상을 극복해야 한다. 김태완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며 “직접 와서 보니 생각보다 좋은 타자다. 키우고 싶은 욕심이 난다”고 김태완의 재능을 인정했다.
한국야구 전력분석의 개척자 LG 노석기 전력분석 과장도 “SK때는 몰랐는데 올해 LG에서 김태완을 보고 굉장히 놀랐다. 일단 스윙 매커니즘이 빼어났다. 상대 투수의 안쪽 바깥쪽 공을 다 공략할 수 있는 스윙 궤적을 지니고 있더라. 이진영의 초창기 모습을 보는 느낌이다. 경험이 쌓이고 좀 더 자신감을 갖고 타석에 들어선다면 모두를 놀라게 할 타자다”고 말했다.
김태완은 아직 100%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지난 시즌 자신을 괴롭힌 종아리 부상으로 시즌 후 훈련과 재활을 병행했지만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선 연습경기 대부분을 그냥 지켜봤다. 하지만 지난 3일 SK와 연습경기에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첫 타석에서 볼넷을 골랐고 두 번째 타석에선 좌월 솔로포를 날렸다. 완벽한 몸상태가 아님에도 실전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일단 김태완은 4일 선수단 보다 6일 앞서 귀국했다. 오키나와 전지훈련이 막바지에 접어들었고 일정 대부분이 연습경기에 쏠려있기 때문에 무리하게 실전을 소화하기 보다는 시즌 개막에 맞춰 국내에서 컨디션을 조절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다. 올 시즌 LG 야수진의 과제는 내야 안정과 우타자 강화다. 김태완이 이 둘을 모두 해결할 블루칩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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