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 정지' 김성현-박현준, 해외진출은 가능한가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3.05 11: 16

드디어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칼을 빼 들었다.
KBO는 5일 보도자료를 통해 경기조작 가담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프로야구의 품위를 손상한 LG 트윈스 투수 김성현(23)과 박현준(26)을 야구규약 제144조 3항에 의거 야구활동을 정지 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야구활동이 정지되면 일체의 구단 활동(훈련,경기)에 참가할 수 없고 그 기간 동안 참가활동보수도 받을 수 없다. 이에따라 두 명의 투수는 5일부로 모든 야구활동이 정지됐다.
두 선수에 대한 야구활동 정지 처분은 가장 강력한 징계인 영구 실격선수로 가는 수순이라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아직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오지 않았지만 이미 검찰 수사에서 경기조작 가담 사실을 시인했기에 되돌리긴 힘들다. KBO 관계자는 "선수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야구의 근간을 흔든 사건이라고 파악하고 있다. 혐의가 최종 입증된다면 곧바로 영구 실격을 포함해 판결이 내려질 것이다. 사실상 한국에서 야구를 하기 힘들 것"이라고 밝혀 두 선수에 대한 최종 종착역이 영구 실격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김성현과 박현준 두 명에 대한 향후 거취가 관심을 끌고 있다. K리그 승부조작의 핵심 인물이었던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최성국(29)은 한국 축구계에서 영구 추방된 뒤 마케도니아 프로축구 1부리그 소속팀인 FK 라보트니키에 진출한 바 있다. 이에 한국 프로리그에서 물의를 일으키고 떠난 선수가 해외 리그에서 거액의 연봉을 보장 받으며 프로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게 옳은지 거센 논란이 일기도 했다. 현실적으로 최성국의 해외 진출을 막을 법적 제도장치가 없었고 결국 최성국은 이미 데뷔전까지 치른 상황이다.
 
그렇다면 프로야구의 경우는 어떨까. 현재 상황으로서 김성현과 박현준은 한국 야구계에서 영원히 추방을 당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아직 젊은 선수이기에 둘은 해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 갈 길을 모색할 가능성도 있다. 만약 이들이 해외진출을 모색한다면 과연 가능할 것인가. 이에 대해 KBO 관계자는 "미국, 일본, 대만과 선수계약협정을 맺었다. 영구 실격 등의 신분을 가진 선수는 상호 협정을 맺은 리그에서 뛸 수 없다"고 밝혔다.
현재 한국 프로야구는 미국·일본·대만 등 세 프로야구 리그만 협정을 맺고 있다. KBO 총재와 해당 리그 커미셔너가 맺은 이 협정에는 공통적으로 '한국 선수가 한국 구단의 보류, 군복무, 임의탈퇴, 제한, 실격, 자격정지 또는 부적격 명단에 속한 경우 영입하려는 리그는 KBO 총재를 통한 한국 구단의 승인 없이는 고용할 수 없다'고 명시되어 있다. 사실상 미국, 일본, 대만 등에 선수로서 진출할 길은 막혔고 이들 세 리그도 굳이 경기조작 전력이 있는 선수를 영입할 이유가 없다.
다만 모든 국가에서 프로야구 선수로 뛰는 걸 막기는 사실상 힘들다. KBO는 "다른 나라에 가서 사회인야구도 하지 말라고 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 상호 협정을 맺지 않은 국가에서 프로야구 선수로 뛰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상호 협정이 없는 리그에 진출하려는 선수까지 KBO는 막을 근거가 없다.
따라서 두 투수가 해외 독립리그에서 뛰는 걸 막을 방법은 없다. 축구에서 최성국의 해외진출 케이스가 있는 만큼 일말의 가능성도 존재한다. 문제는 해당 리그에서 두 선수를 받아 주느냐다. 프로 선수에게 있어서 가장 큰 과오를 저질렀기에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프로선수에게 있어서 금품을 받고 고의로 경기 내용을 조작하는 건 씻을 수 없는 잘못과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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