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야 한 자리는 주인이 없다".
한화의 주인없는 외야 경쟁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한대화 감독은 "3루와 외야 한 자리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주인이 없다. 계속 싸움하며 경쟁해야 한다"며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3루는 지난해 주전으로 활약한 이여상이 공수에서 눈에 띄게 발전하며 굳히기에 들어간 상황이지만 외야 한자리는 아직 오리무중이다. 연습경기 위주의 실전 테스트가 계속되는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도 한 감독의 눈에 들기 위한 외야수들의 경쟁이 불꽃 튀게 전개 중이다.

한화의 외야 두 자리는 주인이 정해져 있다. 1번타자 강동우와 5번타자 최진행이 한 자리씩 차지한 가운데 남은 자리를 놓고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오재필이 어깨 부상으로 조기 귀국하고, 이양기가 대타 요원으로 역할이 굳어지게 됨에 따라 고동진(32)·김경언(30)·연경흠(29)·양성우(23)의 4대1 경쟁 체제가 이뤄졌다.
사이판에서 무릎 재활을 마치고 1월 말부터 캠프에 합류한 고동진은 오키나와로 넘어온뒤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17타수 5안타로 타율 2할9푼4리를 기록 중이다. 지난달 26일 SK전에서는 홈런도 터뜨렸다. 한대화 감독이 우려한 무릎 상태도 이상없다. 외야 수비를 정상적으로 소화하고 있다. 작전 수행 능력도 좋아 쓰임새가 많다.
타격폼을 수정한 김경언도 꾸준히 테스트를 받고 있다. 미국-일본 캠프에서 이어진 12차례 평가전에서 27타수 7안타로 타율은 2할5푼9리. 하지만 삼진 3개를 당하는 동안 볼넷 7개를 얻어내며 선구안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2루타 3개와 3루타 1개를 기록할 정도로 타격폼이 바뀐 후 타격에 힘이 실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연경흠은 특유의 장타력을 회복해가고 있다. 미국 캠프에서 2루타 3개와 3루타 1개를 터뜨렸던 연경흠은 일본으로 넘어온 뒤 10타석 연속 무안타로 타격 사이클이 저점으로 내려갔으나 최근 3경기에서 12타수 4안타 타율 3할3푼3리 4타점으로 결정력을 발휘했다. 홈런 1개와 2루타 2개로 여전한 장타력을 과시하고 있다.
여기에 신인 양성우도 만만치 않다. 미국-일본 캠프 14차례 평가전에서 35타수 8안타로 타율은 2할2푼9리지만 과감하고 힘있는 스윙이 돋보인다. 최근 5경기 연속 안타를 쳤는데 3루타 2개, 2루타 1개로 3타점을 올리며 힘과 스피드에 결정력까지 보여주고 있다. 이 기간 볼넷 5개로 선구안도 준수하다. 최근 3경기 연속 1번타자로 나오고 있다. 한대화 감독은 "지금 당장 1번타자로 기용하겠다는 게 아니다. 가능성이 있으니 계속 테스트를 해보는 것이다. 우리도 어린 선수를 키워야 하지 않은가"라며 그에게 남다른 기대감을 나타냈다.
최진행이 허리에 미세한 통증을 느끼며 일주일 먼저 귀국했고, 강동우가 컨디션 조절차원에서 대타 위주로 나오며 4명의 선수들이 집중적인 테스트를 받고 있다. 한대화 감독은 "시범경기까지는 계속 경쟁시키며 지켜 보겠다"고 말했다. 과연 누가 시즌 개막 때 강동우-최진행과 한화의 외야 라인을 구성하게 될지 궁금해진다.
waw@osen.co.kr
고동진-김경언-연경흠-양성우(왼쪽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