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팀의 간판 홈런타자를 잃어버린 롯데 자이언츠.
롯데는 지난해 100억을 제시하고도 팀의 4번타자 이대호(30)를 일본 오릭스 버팔로스에 내줬다. 지난해 플레이오프 진출팀 롯데의 올 시즌 공격력 약화가 우려되고 있다. 그러나 롯데에게도 희망적인 일이 있다. 우리나라 이야기는 아니지만 홈런타자 없이도 포스트시즌에 갈 수 있다는 이야기가 그것.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는 6일(한국시간) "지난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밀워키 브루어스가 올 시즌 모두 홈런타자 없이 시즌을 시작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인 세인트루이스는 그해 37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11년 동안 통산 홈런 445개, 타율 3할2푼6리, 장타율 6할1푼7리를 기록했던 알버트 푸홀스를 잃었다. 푸홀스는 긴 연봉 협상 줄다리기 끝에 10년간 2억 6천만 달러에 LA 에인절스행을 택했다.
지난해 챔피언십시리즈까지 올라갔던 밀워키도 팀의 간판타자 프린스 필더가 9년간 총 2억 1400만 달러에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유니폼을 입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필더는 지난해 타율 2할9푼9리 38홈런 120타점으로 30년 만에 밀워키에 지구 우승을 안겼다. 통산 성적은 7시즌 230홈런 656타점 타율 2할8푼2리, 장타율 5할4푼이다.
위 홈페이지는 "위 팀들은 올해 10월을 걱정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2000년 이후 총 9개의 팀이 그 전 해에 35개 이상의 홈런을 쳐낸 타자를 잃고 시즌을 시작했지만 그중 5개의 팀은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는 알렉스 로드리게스 없이 시즌을 맞았지만 2000년과 마찬가지로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까지 진출했다. 2004년 뉴욕 양키스도 알폰소 소리아노를 잃었지만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세인트루이스의 존 모젤리악 단장은 최근 위 홈페이지와의 인터뷰에서 "팀 전체를 볼 때는 더 탄탄해졌다. 더 조화로운 타순과 더 나은 수비가 가능하다. 다들 우려하고 있겠지만 우리 팀이 더 강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홈런 타자 한 명에게 편중돼 있던 방식에서 더 많은 타자들에게 기회가 가는 쪽으로 변화할 것임을 밝힌 것.
한편 밀워키는 필더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통산 3할6푼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베테랑 3루수 아라미스 라미레스를 영입했다. 2002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제프 켄트를 잃었지만 카를로스 벨트란을 영입해 2004년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에 진출한 것과 같은 효과를 노리고 있다.
이처럼 팀은 홈런타자를 한 명 잃었지만 잃은 것에서 끝나지 않고 팀을 보강시킬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그것은 한국의 롯데에도 해당되는 이야기. 롯데는 지난해 패넌트레이스 2위를 자랑하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뒤 이대호를 일본 오릭스에 보냈다. 이후 롯데는 공격력을 강화하는 대신 FA 시장에서 정대현과 이승호를 끌어오며 투수력을 보강했다.
기존에도 팀 타율 1위를 자랑하던 롯데인 만큼 이참에 수비력을 키워 달라진 팀 컬러를 만들 수 있다. 팀의 간판타자를 잃고 새 시즌을 시작하는 세인트루이스와 밀워키, 그리고 롯데 자이언츠. 각자의 방법으로 새 길을 찾고 있는 세 팀이 올 시즌 가을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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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스 필더(상)-알버트 푸홀스(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