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경주 인턴기자] 배우 주진모가 영화 '가비'에서 맡은 일리치라는 역할이 처음에는 너무 멋있는 인물이어서 감독에게 바꿔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주진모는 6일 오후 서울 왕십리 CGV에서 열린 영화 '가비'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감독님께 캐릭터를 바꿔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그는 "영화 속에서 맡은 일리치라는 인물이 시대상의 혼란 속에서 한 여자만을 바라보는 인물인데 연기하는데 힘들지는 않았나"라는 질문에 "애초에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는 일리치가 그런 캐릭터는 아니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너무나 이상적이고 누구나 바라는, 착하고 멋있고 모든 걸 다 편하게 해 줄 수 있는 인물이었다"면서 "그래서 내가 감독님한테 요구했던 부분은 여자 배우와의 이야기 이외에 왕과 대립하는 부분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그런 면에 있어서 영화 속 일리치 캐릭터가 만들어지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 장윤현 감독은 "처음에는 극에 도움이 되는 인물들로 폐쇄돼있었는데 주진모씨와 같이 고민하면서 과거도 있고 따냐에 대한 미안함도 있고 집요해야하는 이유도 있고 그것 때문에 마지막에 왕에게 고백해야하는 마음도 있는 인물을 만들어냈다"고 밝혔다.
또 "계속 변화를 같이 만들었다. 조금 아쉬운건 더 연기를 잘 할 수 있게 많이 만들었어야하는데 큰 작품으로 움직이다보니 진모씨가 원했던 것만큼 못해줘서 아쉽긴하다"며 "진모씨가 만들어준 캐릭터가 생각보다 훨씬 더 극에 어울리는 일리치로 나왔다. 본인이 고생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그동안 남성성이 강한 캐릭터를 많이 해왔다. 다음 작품에서 어떤 역할에 도전을 해보고 싶은지 궁금하다"는 질문에 "'가비'에서 내가 맡은 역할은 내가 여태까지 해왔던 역할에서 가장 남성성이 짙고 성격도 우직하면서 한 여자를 위해서 계속 순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집약된 캐릭터인것같다"고 운을 뗐다.
주진모는 "나 또한 영화를 끝내고 난 다음에 다시 이런 비슷한 캐릭터를 하면 대중의 기대치가 떨어지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음 작품에 대한 부분은 뭔가 확실한 반전이 있는 캐릭터를 하고 싶다"라며 "어떤 장르가 됐던 새로운 캐릭터를 꼭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주진모는 극 중 사랑을 위해 이중스파이가 된 저격수 일리치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한편 '가비'는 고종의 곁에서 커피를 내리는 조선 최초의 바리스타가 된 따냐(김소연 분)와 그녀를 지키기 위해 사카모토란 이름으로 스파이가 된 일리치가 커피를 놓고 둘러싼 고종 암살 작전에 휘말리는 내용을 다룬 작품으로 오는 15일 개봉 예정이다.
trio88@osen.co.kr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