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욱-고슬기 연속골' 울산, ACL 첫 판서 베이징 2-1 제압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2.03.06 22: 30

울산 현대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복귀 무대서 '아시아의 깡패'로 완벽히 돌아왔다.
김호곤 감독이 지휘하는 울산 현대는 6일 저녁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서 열린 베이징 궈안(중국)과 '201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F조 1차전 홈 경기서 김신욱과 고슬기의 연속골에 힘입어 2-1로 승리를 거뒀다.
울산의 서포터석인 N석에는 '2012 Gangster Returns!'라는 걸개가 걸려 있었다. 2006년 아시아 무대를 호령하던 울산으로 돌아와 달라는 기대감의 표시였다. 걸개의 문구는 적중했다. 지난 시즌 슈퍼리그 2위 베이징을 완벽한 경기력으로 시종일관 괴롭힌 울산은 전반에만 2골을 터트리며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경기 초반 예상과 달리 베이징이 강하게 나서며 울산을 압박했다. 베이징의 거센 공격에 울산은 주춤했다. 특히 전반 10분에는 선제골을 내줄 뻔했다. 쉬량의 프리킥이 베이징 선수의 머리에 맞고 나왔고, 이를 쉬원룽이 잡아 슈팅으로 연결한 것. 다행히 쉬원룽의 슈팅은 골키퍼 김영광의 정면으로 향해 골은 나오지 않았지만 울산의 간담을 서늘케 하기에 충분했다.
울산은 즉각 반격에 나서며 분위기를 전환시켰다. 전반 11분 고슬기가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뒤 박스 오른쪽에서 슈팅을 시도한 것. 이를 골키퍼 저우팅이 쳐내며 골로 연결되지 않았지만 기세를 울산으로 뺏어 오기에는 충분했다.
울산은 전반 13분 김승용-김신욱-이근호로 이어지는 콤비 플레이를 선보이며 베이징을 당황시켰고, 이어 이용의 크로스를 문전에 있던 김신욱이 헤딩으로 연결 오른쪽 골포스트를 강타시켰다. 완벽한 울산의 흐름이었다.
울산은 전반 19분 에스티벤의 크로스를 김승용이 헤딩으로 연결, 저우팅이 가까스로 쳐내게 만들며 분위기를 달구더니 전반 26분 기다리던 선제골을 터트렸다. 울산은 김승용의 코너킥을 문전에서 대기하던 김신욱이 머리로 방향만 틀어 놓아 먼 포스트쪽 골망을 흔들었다.
선제골은 울산의 분위기를 더욱 띄워 놓았고 추가골로 이어졌다. 전반 34분 오른쪽으로 침투하던 이근호가 아크 정면으로 침투하는 고슬기를 보고 찔러줬고, 노마크의 완벽한 오픈 찬스를 잡은 고슬기가 지체없이 슈팅으로 연결해 베이징의 골망을 갈랐다.
전반전 멤버로는 승부를 뒤집기 어렵다고 판단한 베이징은 전반 38분 주이판 대신 퍄오청을 투입,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반면 울산은 예상치 못한 선수 교체를 해야 했다. 두 번째 골을 넣은 고슬기가 상대의 태클에 발목을 다쳐 전반 44분 아키와 교체됐다.
베이징은 후반 들어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만회골을 넣으며 울산을 추격하기 시작했다. 후반 6분 오른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퍄오청이 왼발로 감아찬 것이 그대로 먼 포스트로 들어갔다. 김영광이 공을 쳐내기 위해 손을 뻗어봤지만 전진해 있었던 탓에 실패하고 말았다.
골을 허용했지만 울산은 경기 주도권까지 내주지 않았다. 울산은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이내 안정을 되찾았고, 좌우 측면의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베이징을 압박했다. 경기 내내 보여준 모습 그대로였다. 특히 이근호는 좌우 측면을 가리지 않고 베이징 수비진을 휘저으며 울산의 주도를 이끌었다.
울산의 공세가 그칠 줄을 모르자 베이징은 다시 한 번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후반 30분 샤오자이 대신 마오졘칭을 투입한 것. 이에 울산도 후반 33분 김승용을 박승일로 교체했다.
베이징의 승부수에도 울산의 기세는 꺾일 줄 몰랐다. 후반 34분에는 최재수의 스루 패스를 받은 이근호가 절묘한 패스로 김신욱에게 완벽한 찬스를 내준 것. 하지만 김신욱의 슈팅은 골포스트 밖으로 향했다. 이어 후반 36분에도 박승일이 아크 정면에서 찬스를 잡아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베이징은 후반 38분 헤이날도 대신 세르비아 리그 득점왕 출신 안드리아 칼루제로비치를 투입하며 마지막 희망을 걸었다. 하지만 희망은 희망에 그쳤다. 베이징은 후반 추가 시간 장신신이 경고누적 퇴장을 당했고, 결국 동점골을 넣지 못하며 목표로 잡았던 원정 경기에서의 승점을 얻는 데 실패하고 말았다.
한편 같은 조의 브리즈번 로어(호주)와 FC 도쿄(일본)의 경기는 원정팀 도쿄가 한 수 위의 기량으로 2-0으로 승리를 차지했다.
◆ 6일 전적
▲ 울산 문수경기장
울산 현대 2 (2-0 0-1) 1 베이징 궈안
▲ 득점
전26 김신욱(도움 김승용) 전34 고슬기(도움 이근호, 이상 울산) 후6 퍄오청(이상 베이징)
▲ 브리즈번 로어 0(0-1 0-1) 2 FC 도쿄
▲ 감바 오사카 0 (0-2 0-1) 3 포항 스틸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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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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