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좋았던 투구 밸런스를 쭉 유지하면서 더 잡아주려고 집중했습니다".
상대팀 감독이 '마구'라고 극찬할 정도로 위력이 배가되고 있다. '동안의 필승 좌완' 박희수(29. SK 와이번스)가 올 시즌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투구 밸런스 유지 및 보완에 더욱 힘을 쏟고 있다.
대전고-동국대를 거쳐 지난 2006년 SK에 입단(2002년 지명)한 박희수는 2010년까지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며 실력을 쌓는데 집중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 박희수는 39경기 4승 2패 1세이브 8홀드 평균자책점 1.88을 기록하며 SK 투수진에 없어서는 안 될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승리조로만이 아니라 계투 추격조로도 나서며 분전, 단연 2011시즌 SK 투수진의 히트상품이었다.

지난해 후반기 박희수의 활약은 8개 구단 최고 계투 요원 중 한 명으로도 꼽기 충분했을 정도. 그리고 올 시즌은 정대현, 이승호(이상 롯데)의 잇단 FA 이적으로 인해 앞으로 박희수가 보여줘야 할 활약 기대치는 훨씬 더 커졌다.
일본 오키나와 2차 전지훈련까지 마치고 7일 귀국 예정인 SK 투수진에서 박희수는 최고 구위를 자랑하는 투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실제로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박희수의 구위에 대해 "우타자 몸쪽으로 꽉 차는 공은 정말 마구 같았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디펜딩 챔피언 팀 감독으로부터 극찬을 받은 박희수의 구위와 제구력은 현재 SK의 마무리 후보로도 놓기 충분하다.
"마무리 수업 받는 것 아니에요. 그저 마지막 나오는 투수일 뿐이었지요"라며 6일 LG전 등판(1이닝 1피안타 무실점)에 대해 겸손하게 답한 박희수. 그러나 그는 건강한 몸에서 좋은 컨디션을 보여준다는 점이 고무적이었기 때문인지 "100% 만족할 만한 캠프"라며 기뻐했다.
이번 스프링캠프서 박희수가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바로 투구 밸런스다. 확실한 하체 중심이동 투구를 위해 박희수는 "릴리스포인트를 최대한 앞으로 끌어오면서 공에 최대한 힘을 싣는 데 집중했다"라며 훈련 경과에 대해 이야기했다.
"저는 중간계투 보직인 만큼 완급조절의 필요성이 그리 크지 않아요. 포심 패스트볼 구위가 기본적으로 갖춰져야 또 다른 무기인 투심 패스트볼의 효과도 더 잘 통한다고 생각해서 기본적인 투구 밸런스에 더욱 집중했습니다. 지난해부터 투구 밸런스가 좋았고 그 감을 캠프 내내 쭉 유지하면서 더 잡아주려고 집중했더니 굉장히 만족스럽네요. 이 이야기 너무 거만한 어조인가요".(웃음)
자신감이 지나친 자만으로 이어질까 경계하며 웃은 박희수였으나 되짚어 생각하면 그만큼 훈련을 열심히 소화한 자신이 스스로도 대견하다는 이야기와 같다. 캠프 종료 소감을 들으면서 4년 간의 무명 시절을 견디고 비로소 팀의 필승 계투로 시즌 처음부터 기회를 얻게 된 그의 노력 일면을 알 수 있었다.
우리 나이 서른이 된 박희수. 2011시즌 초반까지도 트레이드 협상 테이블에서 이름이 오르내렸을 뿐 정작 팬들 앞에서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그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야구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서른 잔치'를 펼치게 된 필승계투 박희수의 야구 인생은 이제부터 본격적인 시작이다.
farinelli@osen.co.kr
나고(오키나와)=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