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이상이 없다고 하더라".
한화 필승 좌완 박정진(36)이 한시름 놓았다. 박정진은 지난 6일 외야수 최진행과 함께 서울의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어깨에 약간의 염증이 있을 뿐 큰 이상이 없다는 소견을 받았다. 허리 통증을 호소한 최진행도 이상무. 어깨 통증으로 지난 3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일주일 먼저 귀국한 박정진은 8일부터 문동환 재활코치의 지도아래 재활군에서 시즌을 준비하게 됐다.
박정진은 "어깨에 약간 염증이 있다 하더라. 운동을 중단할 정도는 아니라 다행으로 생각한다. 일단 재활군에서 몸을 만들어 시즌을 준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애리조나 투산에서 회복훈련에 집중한 박정진은 일본 오키나와에서도 불펜 피칭을 한 번밖에 하지 못했다. 피칭 중 통증을 느꼈고, 먼저 한국에 돌아와 검사를 받기로 했다. 박정진은 "며칠간 신경을 많이 썼는데 검사 결과 별다른 이상이 없어 다행"이라며 안도했다.

박정진은 지난 2년간 한화 불펜을 거의 홀로 떠받친 절대적인 존재였다. 2010년 56경기 3승4패10세이브6홀드 평균자책점 3.06으로 활약했고, 지난해에도 64경기 7승6패7세이브16홀드 평균자책점 3.24로 위력을 떨쳤다. 지난 2년간 120경기에서 166⅓이닝을 소화한 만큼 코칭스태프에서도 그의 회복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였다.
정민철 투수코치는 "작년부터 감독님과 미팅을 통해 정진이의 관리에 대해 이야기했다. 과부하를 경험한 투수이기 때문에 분명히 관리해줘야 한다. 공만 던지지 않았을 뿐 나머지 훈련은 성실하게 소화했다"고 했다. 박정진도 "캠프에서 체력이나 보강운동은 거의 다 했다. 재활군에서 러닝과 캐치볼부터 하프피칭·불펜피칭으로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의 1군 복귀 시기는 몸 상태와 코칭스태프의 결정에 따르게 된다.
시즌 개막이 정확히 한 달 남았지만 결코 서두르지 않는다. 박정진은 "올해 우리팀 취지가 4월부터 페이스를 올리자는 것이다. 그 취지에 따르지 못해 걱정을 많이 했다"며 "하지만 감독·코치님께서 급하게 하지 말라고 믿음을 주셨다. 캠프 내내 피칭도 못해 죄송스러웠는데 덕분에 서두르지 않게 됐다. 감독님께서도 시범경기는 괜찮으니까 오버페이스하지 말라고 주문하셨다. 심적으로 오히려 편하다"며 회복시간을 준 코칭스태프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나타냈다.
박정진은 슬로스타터에 가까운 스타일이다. 지난해에도 4월보다 5월 이후 확연히 좋아졌다. 피로 누적으로 올해 시즌 준비에 차질을 빚고 있지만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오히려 박정진은 "우리팀 어린 투수들이 많이 성장했다. (마)일영이도 몸 상태가 완전히 회복돼 그런지 볼 무브먼트가 좋더라"며 후배들을 치켜세웠다. 박정진이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온다면 송신영·데니 바티스타와 함께 한화 불펜은 빈틈없는 필승조를 이루게 된다.
그는 "이번주까지 보강운동을 마치고 다음주부터는 다시 공을 던지며 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서두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손 놓을 수도 없다. 박정진의 2012시즌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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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산(애리조나)=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