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해줘서 감사하다."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과 함께 4번째 우승을 노리고 있는 SK 와이번스. 그들이 항상 정상에 있을 수 있었던 것은 2군들의 든든한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예상치 못한 1군 주전들의 전력 이탈에 대비, SK 2군들은 1군 수준에 걸맞은 기량에 이르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 짧게는 열흘의 공백을 메우는 데 불과하지만 그렇게 1.5군이 되고 백업을 거쳐 주전 자리까지 노리고 있다.

이에 SK 2군은 지난달 19일부터 지난 5일까지 속초시 설악야구장에 스프링캠프를 차렸다. 1군(4월 7일)보다 사흘 늦은 4월 10일 개막을 앞두고 있는 퓨처스(2군)리그다. 그동안 부상자가 많았던 1군인 만큼 올해도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
그런 만큼 SK 2군은 하루라도 훈련을 게을리 할 수 없는 형편. 당연히 운동장 사정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지난 2일 찾은 속초는 이날부터 내린 눈 때문에 제대로 된 훈련이 힘들어 보였다.
그러나 김용희 2군 감독의 표정은 밝았다. 지난 4일 속초 설악고에서 만난 김 감독은 "지난 1일까지 날씨가 괜찮아 훈련을 하는데 지장이 없었다. 생각보다 따뜻하고 공기도 좋았다"면서 "2일부터 날씨가 좋지 않았지만 여기 분들이 순식간에 쌓인 눈을 치워주더라. 훈련하는데 지장이 없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한승진 2군 선수단 매니저에 따르면 얼마전 내린 눈 때문에 러닝조차 힘들 정도였으나 시 관계자들이 장비를 동원해 순식간에 제설작업이 이뤄져 큰 차질을 빚지 않았다. 그라운드 정비까지 포함해 훈련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한 매니저는 "정말 놀라울 정도로 처리 속도가 빨랐다"면서 "훈련을 하는데 불편하지 않도록 신경을 쓴다는 것이 느껴진다. 선수단으로서는 하루라도 훈련을 하지 않으면 손해다. 그렇기 때문에 시의 이런 노력이 고마울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기온이 뚝 떨어지고 바람이 불 때는 설악고 실내훈련장을 빌려쓸 수 있다. 전 프로야구 코치로 활동했던 이종도 감독이 사령탑으로 있어 협조가 용이하다. 간단한 연습경기도 가능하다. 지난달 29일에는 채용생 속초시장이 SK 코칭스태프를 만찬에 초대, "해마다 전훈을 오게 되면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 숙소인 금호리조트 역시 선수단이 불편하지 않게 작은 것부터 신경을 쓰고 있다. 눈이 내려 훈련에 지장이 있을 것으로 판단될 경우 시에 연락해 제설 작업을 함께 진행했다. 직원들도 함께 작업에 나설 정도. 더불어 식사, 객실사용, 사우나, 웨이트 시설 사용 등 각종 편의시설을 선수단 스케줄에 맞게 제공했다.
SK측은 남해군의 스포츠파크에 비해 훈련여건(구장면수, 이동거리, 부대시설 등)은 부족하나 시와의 유기적인 도움을 통해 서비스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 노력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곳은 눈이 많이 오는 곳이라 평소 훈련이 잘돼 있다"면서 속초시 권금선 계장은 "시장님께서 지역 경제 활성화 의지를 스포츠마케팅을 통해 주력하고 있다"면서 "많은 행사와 팀을 유치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 2009년과 2010년 8월 스포츠토토배 전국리틀야구대회를 개최했다"면서 "작년부터는 시장기대회를 이곳 설악야구장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권 계장은 "내년에도 SK 선수단을 유치하고 싶다. SK를 통해 야구도시의 위상을 알리고 싶다"면서 "토사였던 설악초등학교와 설악고 야구장을 인조잔디로 교체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김용희 감독은 "보조구장이 하나 필요하긴 하다. 그렇지만 지금 정도의 지원도 나쁘지 않다. 날씨도 괜찮고 공기도 맑다. 내년에 또 오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SK는 아직 전용훈련장이 없는 팀. 2006년 용현동 연습장이 철거된 뒤 마땅한 훈련장이 없다. '두바이'로 불리는 송도 LNG 야구장이 있긴 하지만 악취와 강풍으로 만족스럽지 않은 상태다. SK는 2년 동안의 답사를 거쳐 강화도에 전용훈련장 건립을 진행, 올해 안으로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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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