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 팀들의 2차 스프링캠프가 막바지에 이르렀다.
2월 중순 1차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8개의 팀이 모두 일본으로 이동했다. 한화, KIA, 삼성, LG, SK가 오키나와에 2차 캠프를 차렸고 두산, 넥센, 롯데는 규슈 가고시마로 캠프지를 정했다. NC만 미국 애리조나에서 쭉 스프링캠프를 소화했다.
우리나라 팀들이 미국과 일본을 오가야 하는 힘든 여정을 택한 것은 2차 캠프가 가진 실전의 의미 때문이다. 현재 오키나와 팀들은 오키나와 팀대로, 가고시마 팀들은 그곳대로 각자 연습경기를 가지고 있다. 오키나와 팀 같은 경우 현재 10개의 일본 팀이 오키나와에 스프링캠프를 차려두고 있어 일본 팀들과 연습경기를 치르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의 변수는 우천 취소였다. 지난달 23일 LG와 일본 주니치 드래건스의 경기가 취소된 것을 시작으로 오키나와와 가고시마를 합쳐 7일 넥센-롯데전, LG-한화전(노게임 선언)까지 총 7경기가 취소됐다. 넥센은 지난 1일과 2일 이틀에 이어 이날까지 3경기가 취소됐다. 기상상황 악화로 6,7회씩만 치른 경기도 있다. 일본 남부지역의 날씨가 춥고 습해지면서 일어난 현상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이렇게 춥고 비가 올 경우 일본에 올 의미가 없다. 미국에서만 계속 해도 될 듯 하다"고 말했다. 올해 1차 스프링캠프가 유래없이 애리조나에 집중된 까닭에 일본 캠프의 중요성이 떨어진 것이다. 이번에 미국에 캠프를 차린 팀들이 많거니와 특히 플로리다를 택한 SK를 제외하고 애리조나에 5팀이 몰렸다.
각팀들은 미국에서도 시간을 맞춰 연습경기를 치렀다. 기온도 낮에는 20도까지 오르면서 일본보다 따뜻했다. 메이저리그 팀들은 스프링캠프를 차리기 전이라 시설도 비교적 좋은 메이저리그 연습장과 운동장을 사용했다.
다만 메이저리그 팀들이 2월말에서 3월초 캠프를 시작하기 때문에 그 전에 시설을 비워줘야 하는 것과 일본, 그중에서도 오키나와 만큼 많은 야구장 시설을 갖춘 곳이 없다는 것은 아직 탈(脫) 일본의 한계점이다.
미국과 일본 이동은 각팀에서도 선수들의 안전과 비용 문제에 있어 충분히 부담될 상황이다. 우리나라 프로팀들의 스프링캠프지 선택에 변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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