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훈과 김수완이 눈에 띄게 좋아진 게 가장 큰 성과다".
롯데 자이언츠의 스프링캠프도 이제 막바지다. 8일 일본 가고시마 가모이케 구장에서 갖는 오전훈련을 끝으로 모든 일정은 마무리되고 9일 부산 김해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돌아온다. 지난 1월 8일 투수·포수조의 사이판 출국으로 시작된 2개월 간의 전지훈련에서 롯데는 수비 보강, 5선발 탐색, 불펜 강화 등 떠안았던 숙제를 어느정도 해결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롯데는 5선발을 찾는 데 주력했다. 장원준의 공백을 최소화 할 선발 탐색에 나섰고, 10여차례에 이르는 연습경기에서 투수들은 실전 테스트를 치렀다. 가고시마 캠프 초반 8명에 달했던 5선발 후보군은 경기를 치르면서 점점 압축돼 이제는 세 명만 남기에 이르렀다.

가장 앞은 김수완이 서 있다. 김수완은 모두 4차례 등판해 10이닝 무실점으로 쾌조의 컨디션을 뽐냈다. 포크볼의 제구와 낙폭이 지난해보다 훨씬 좋아지며 슬라이더, 직구 등 다른 공들의 위력도 배가됐다. 양승호 감독 역시 "캠프에서 정말 많이 좋아졌다"며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시범경기까지 현재 페이스를 이어간다면 2010년 깜짝 활약을 재현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용훈 역시 지난해보다 구위와 제구가 살아나 기대를 받고 있다. 이용훈 역시 4차례 연습경기에 등판해 9이닝 4실점을 기록했다. 실점은 있었지만 직구 최고구속이 145km까지 올라왔고 자신감도 되찾았다. 이용훈 본인도 "올해가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던지고 있다"고 밝힐 정도로 훈련에 누구보다 성실하게 임했다.
이재곤 역시 5선발 유력 후보군이지만 성적은 둘에 비해 좋지 못했다. 마운드에서 밸런스가 무너지며 같은 경기에서도 기복을 보이곤 했다. 게다가 최근 왼손 엄지손가락 부상을 입어 캠프 막판에 근심을 더했다. 양 감독의 지시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이재곤은 다행히 부상이 심하지 않아 시범경기에는 등판이 가능할 전망이다.
양 감독은 "김수완과 이용훈이 눈에 띄게 좋아진 게 이번 전지훈련의 최대 성과 가운데 하나다. 김수완은 구속과 자신감을 찾았고 이용훈 역시 제구와 구위가 지난해보다 훨씬 나아졌다. 두 선수 모두 5선발 후보"라고 설명하고는 "이재곤도 최근 몸이 좋지 않아 조금 주춤했지만 선발 후보군이라 생각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세 명이 전부가 아니다. 2차 드래프트로 팀을 옮긴 박동욱과 신인 김성호는 연일 위력적인 투구로 5선발 자리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원래 중간계투 요원으로 생각했지만 연습경기 구위가 좋아 선발로도 고려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동욱은 벌써부터 최고 구속이 146km를 기록할 정도다. 3차례 등판해서 9이닝 2실점을 기록하고 있으며 특히 4일 두산과의 연습경기에선 4이닝을 던져 2실점으로 막으며 선발 테스트에서 합격점을 받기도 했다. 김성호 역시 연습경기 3차례 등판서 3이닝 무실점으로 무력시위를 했다.
양 감독은 "박동욱은 정말 몰라보게 좋아졌다. 김성호도 신인 답지않게 자신감있게 던지는 게 보기 좋다"면서 "현재 5선발 경쟁 구도는 이용훈-이재곤-김수완 등 3명이지만 박동욱과 김성호도 만약을 대비해 테스트를 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주전과 백업의 기량차가 적어야 좋은 팀이다. 롯데는 이번 캠프를 통해 백업 투수들의 기량이 지난해보다 부쩍 성장했다. 지금의 기세가 시범경기에 이어 정규시즌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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