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원 코치, "마무리 덕목, 승부근성-구위 자신감"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03.08 06: 35

"그 때는 마무리 투수가 3이닝 이상도 소화하고 이튿날 경기 출장도 빈번했다. 지금 시스템으로 당시 내 구위였다면 나도 충분히 승산 있었다고 생각한다".
국내파 마무리 투수가 없는 팀. 90년대 초중반 팀의 원조 마무리는 선수들에게 강한 승부근성과 자기 구위에 대한 자부심을 갖길 바랐다. 김경원 두산 베어스 투수코치가 유망주들에게 바라는 점을 이야기했다.
김 코치는 지난 1993년 전신 OB에 입단해 데뷔 시즌 9승 3패 23세이브 평균자책점 1.11(2위)을 기록하는 등 1999시즌 중 한화로 트레이드되기 전까지 6시즌 동안 80세이브를 올리며 베어스 뒷문을 지켰다. 1995년 통합 우승 당시에는 6승 3패 15세이브 평균자책점 2.93을 기록하며 우승 조력자로서도 한 몫 했다.

지난해까지 경찰청 투수코치로 재직하다 올해 친정팀 두산의 새 투수코치로 자리한 김 코치는 현재 잔류군에서 선수들의 동기 부여 및 기량 향상에 힘쓰고 있다. "선수들을 지적하기보다는 격려하는 데 좀 더 집중하며 잠재된 능력을 끌어내고 싶다"라며 김 코치는 첫 프로팀 지도자로서 목표를 밝혔다.
현재 두산은 국내 투수가 아닌 외국인 투수 스콧 프록터에게 마무리 보직을 맡겼다. 이전까지 정재훈-이용찬-임태훈 등이 마무리 보직을 맡았으나 정재훈은 선발을 거쳐 셋업맨으로 보직을 바꿨고 이용찬과 임태훈은 각각 3,4선발로 시즌을 준비 중이다. 일단 1~2년 간은 외국인 투수에게 마무리 보직을 맡기고 노경은, 김강률 등 가능성 있는 투수들을 훗날 마무리로 발탁하고 싶다는 것이 김진욱 신임 감독의 복안이다.
그러나 앞으로의 2년은 변수도 많다. 그리고 현재 해외 전지훈련에 참여하지 못한 잔류군 선수들 가운데서도 제 기량을 갈고 닦는다면 1군 주전력으로 가세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90년대 팀의 뒷문지기로 믿음직한 활약을 보여줬던 김 코치에게 '마무리 투수가 갖춰야할 덕목'에 대해 묻자 김 코치는 이렇게 답했다.
"이기고 싶다는 근성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나 또한 마무리로 뛰던 시절 그런 면이 많았다. 승부욕도 강했고 실패에 따른 자책감도 컸다. 그리고 자기 공에 대한 자신감도 필수다. 지금처럼 1이닝 씩 던지는 마무리투수라면 나도 선수생활을 더 오래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 때는 마무리 투수가 하루에 3이닝 이상을 던져도 길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 때였다. 그래도 그 때는 내가 경기를 끝내고 싶었고 이기는 경기를 만들고 싶었다".
물론 마무리 투수로서 확실한 기량을 갖추는 것을 전제로 한 이야기다. 김 코치는 팀 내에서 마무리 보직을 바라는 투수들이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고 제 입지를 만들어내길 바랐다.
"팀 내 경쟁이 많아지면 자연히 전력은 강해지게 마련이다. 투수진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을 받는 우리 팀이지만 성실한 자세와 강한 승부근성을 보여주며 다른 이들과의 경쟁에서 이기는 선수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farinelli@osen.co.kr
두산 베어스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